폼페이오, 판문점 회동 “도박이 먹혀들었다”

입력 2019-07-01 15:00 수정 2019-07-01 15:00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0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은 도박이 아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도박이) 먹혀들었다”고 응수하며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후 경기도 오산 공군 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통해 (북·미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했고, 우리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기회를 얻게 돼 매우 들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에도 좋고, 미국에도 좋고, 전세계 모두에게 잘 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이 북 비핵화에 대한 공통의 합의에 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면서도 “어디로 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1년 전에 우리가 있던 곳보다는 멀리 와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북 양국의 협상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아마도 내 예상으론 2~3주내, 7월 중순 안으로 실무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협상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양국의 팀들이 각자 모여 곧 일을 시작하고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측 실무 협상 파트너가 기존의 통일전선부(통전부)에서 외무성으로 바뀌었다는 것도 공식화됐다. 지난 2월말 하노이 정상회담이 ‘노딜 협상’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문책성 교체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협상 파트너는 북한 외무성”이라며 “외무성에서 누가 나올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 두어명 중 한 명일 것 같다”고 말했다. 북·미 판문점회동에서는 외무성의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 상이 포착됐다. 이들이 향후 실무협상에서 중책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대북 제재 기조는 그대로 유지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제재 유지 정책을 그대로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는데 헌신하고 있다. 하지만 비핵화에 앞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UNSCR) 결의의 이행은 계속 굳건해야 한다”며 제재 유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북측으로부터 그간 교체 요구를 받아온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자신의 ‘협상 총책’ 지위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내가 아는 한 트럼프 대통령에 내게 책임을 맡겼다”며 김 위원장도 이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더이상 미국에 협상팀 교체를 압박하지 않고 진용 구성에 재량권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