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이 YG엔터테인먼트의 성접대·마약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명예를 걸고 수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명운’을 걸고 ‘버닝썬 사태’를 수사하겠다”고 했다가 부실수사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명예’를 운운한 것이다.
민 청장은 1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YG와 관련해 제기된 모든 의혹을 해소한다는 각오로 수사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26일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를 소환해 9시간가량 조사했다. 그는 2014년 7월 서울의 한 고급 식당에서 외국인 재력가를 접대하면서 유흥업소 여성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016년 YG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23)의 마약구매 의혹에 관한 경찰 조사 과정에 YG 측이 개입했다는 공익신고 내용에 대해 지난달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민 청장은 YG 압수수색 가능성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려면 범죄 관련성이 있어야 하는데, 관계자들의 말이 다 달라 우선 범죄 관련성부터 찾아야 한다”며 “발부 요건이 되면 신속하게 압수수색 또는 강제수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 청장이 YG 관련 수사를 두고 “명예를 걸겠다”고 한데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민 청장은 앞서 버닝썬 사태 수사와 관련해서도 “경찰의 명운을 걸겠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고유정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도 부실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 지난달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버닝썬과 고유정 사건 등과 관련한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버닝썬 사태의 핵심은 경찰 유착인데 경찰은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모 총경만 송치했을 뿐 추가 유착을 밝히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버닝썬 사태의 경우 관련 수사에 경찰청장이 명운을 걸겠다고 말했는데 기억하시냐”며 “국민들 사이에서는 ‘승리만 승리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민기 의원도 “경찰 신뢰도를 추락시킨 가장 큰 사건이 버닝썬이고 최근 고유정 사건도 있었다”며 “경찰이 최선을 다해도 국민이 믿지 않는 사태에 왔다”고 비판했다.
민 청장은 최근 고유정 사건 부실 비판에 대해서는 “수사 과정에서 부족하거나 소홀한 부분에 대해서 경찰청에서 진상조사팀을 구성하겠다”며 “현장에서 잘 안 되는 것이 어떤 것들인지 반면교사를 삼고, 전국 수사 현장에서 교육자료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전반을 하나하나 짚어볼 것”이라며 “큰 소란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필요한 추가 조사를 진행해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