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부총재 “미·중 무역협상, 중장기 불확실성 높아”

입력 2019-07-01 13:50 수정 2019-07-01 13:50
윤면식(사진) 한국은행 부총재는 미·중 무역협상 재개 이후 금융시장 수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부총재는 1일 언론과의 문답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앞으로 협상이 진전되면서 여러 가지 부침이 있지 않겠느냐”며 “금융시장은 수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 협상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상황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뜻이다.


미·중 정상은 지난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잠정 중단과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더라도 이해관계에 따른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언제든 갈등 국면으로 돌아가 ‘강대강’ 대결을 재현할 가능성이 크다.

윤 부총재는 “(미·중 무역협상 재개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높다”며 “한은은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무역수지가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과 관련해서는 “하반기 들어서면 반도체 경기가 조금 좋아지고 반도체 단가도 오르면서 수출이 개선되지 않을까 했는데 그보다는 반도체 경기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쪽 수출이 좋지 않은데 그동안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한 영향도 있었다”며 “지연되기는 했지만 우리의 기본 전망은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서면 (수출 실적이) 좋아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부총재는 “(미·중 갈등이) 추가적으로 고조되는 게 아니라 봉합하는 쪽으로 가는 만큼 심리 등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나라 같은) 수출 주도 경제에는 미·중 무역협상 진행 과정과 반도체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깊은 주의를 가지고 지켜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소재 등 수출 품목 규제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지금 자세히 파악된 건 없다”며 “조심스럽지만 해당 기업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고 답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과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