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축구대표팀 수비수 윌리엄 테시요와 가족이 승부차기 실축을 이유로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AP통신이 1일(이하 한국시간) 보도했다. 콜롬비아는 25년 전 축구선수가 월드컵 자책골을 이유로 살해를 당한 악몽을 가진 나라다.
테시요의 부인 다니엘라 메히아는 “남편과 가족이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테시요는 지난 29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9 코파아메리카 8강전에서 칠레와 득점 없이 비기고 넘어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로 나와 실축했다. 콜롬비아는 승부차기에서 4대 5로 밀려 탈락했다.
메히아는 1994 미국월드컵 때 자책골을 넣고 총격을 받아 사망한 당시 콜롬비아 대표팀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의 사례를 협박범이 암시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콜롬비아는 미국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에스코바르의 자책골로 져 탈락했다.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의 한 술집에서 총격으로 살해됐다.
에스코바르의 자책골과 피격 사이의 개연성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이 사건을 계기로 세계 축구계는 선수를 향한 보복행위의 심각성을 공감하게 됐다.
축구에 열정적인 콜롬비아는 선수를 향한 위협이 유독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콜롬비아 미드필더 카를로스 산체스는 일본과 대결한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전반 3분도 지나지 않아 퇴장을 당해 1대 2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이유로 살해 위협을 받았다.
콜롬비아 경찰은 테시요와 가족에 대한 협박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콜롬비아를 승부차기로 밀어낸 칠레는 오는 4일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 아레나 두 그레미우에서 페루와 4강전을 갖는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하루 앞선 오는 3일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결승 진출을 다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