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가 지난 3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지역화폐 ‘모아’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시는 오는 10월 젊은층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자화폐 모바일 모아를 도입한다고 1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모바일 모아는 종이 형태의 지역화폐 대신 ‘선불식 충전 카드’ 방식의 지역화페이다. 스마트 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은행 계좌를 등록하고 일정 금액을 충전하면 체크 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스마트 폰을 통한 QR코드로 결재할 수 있다. 모바일 모아는 선물 거래도 가능하다. 시는 앞으로 모마일 모아를 통해 주민이나 공무원 등에게 지급하는 각종 수당 및 포상금 등을 지급할 계획이다.
시는 우선 50억원 규모로 모바일 모아를 유통한다는 방침이다.
모아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모아의 현금 판매액은 4개월여 만에 55억원을 돌파했다.
시는 5000원권, 1만원권, 5만원권 등 3종의 모아를 3차례에 걸쳐 1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시는 올해까지 당초 목표액인 100억원을 넘어 200억원의 규모의 모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지역화폐는 말 그대로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한 화폐로 지역 내 소비를 진작시키고 지역자금 역외유출을 방지하는 순기능을 갖는다. 자금이 지역에서 유통되는데다 지역 바깥에선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전통시장이나 식당 등 자영업자들이 반기고 있다.
지역화폐는 전통시장 등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인 만큼 해당 시·군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기업형 수퍼마켓(SSM), 유흥업소 등에선 사용할 수 없다. 가맹점도 카드수수료 부담 없이 새로운 매출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전통시장과 가맹점을 찾아 지역화폐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지역내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자체에 지역화폐 발행 비용의 4%를 지원해 주고 있는데 현재 68개의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유통하고 있다.
제천화폐 모아는 관내 농협, 우체국, 새마을금고, 신협 등 17개 금융기관(52개 지점)에서 4%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외식, 쇼핑, 병원, 주유, 학원, 영화관 등 다양한 업종의 5100여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면 된다. 3만원 이상 구입자에게는 경품추첨권이 자동 부여되어 전자추첨을 통해 매월 10명에게 100만원 상당의 해외여행 상품권 또는 100만원 제천화폐 모아를 지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모바일 지역화폐가 활성화되면 모아의 발행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모아가 지역주민에게 더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천화폐가 인기를 끄는 건 제천이 강원도와 경상도를 잇는 지리적 교통 요충지인데다 가맹점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인구 14만명의 중소도시에서 지역화폐 200억 발행은 전국에서도 보기드문 성과”이라고 전했다.
충주시도 이날부터 42개 금융기관을 통해 충주사랑상품권 1차 발행분 10억 원어치를 판매한다. 시민들은 5000원권과 1만원권 등 2종의 상품권을 6%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 외식, 쇼핑, 병원, 주유, 학원, 영화관 등 다양한 업종의 1700여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면 된다. 충주시는 올해 안에 30억원 어치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제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