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남·북·미 회동 성사시킨 文 대통령, 하루 연차내고 정국 구상

입력 2019-07-01 14:00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사상 초유의 남·북·미 3자 회동을 성사시킨 문재인 대통령은 1일 하루 연차를 내고 휴식을 취했다. 문 대통령은 관저에서 참모들로부터 전날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열린 북·미 정상 논의를 보고받고 향후 정국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와 한·미 정상회담, 남·북·미 회동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을 이어갔다”며 “3박 4일간 진행된 외교전을 마무리하고 숨고르는 시간을 가지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개막 전날인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쉴 틈없이 정상 외교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G20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둘째날인 지난달 29일 2시간을 기다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초유의 ‘새벽 정상회담’을 하면서 피로가 누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후 2시36분 일본에서 귀국하는 공군1호기에 탑승했다. 이륙 10분 뒤 문 대통령은 기내 회의실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한·미 정상회담 관련 보고를 받았다. 귀국한 문 대통령은 바로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맞이했고, 30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비무장지대(DMZ)와 판문점을 방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북·미 교착을 풀기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판문점 남·북·미 회동을 물밑에서 중재하느라 많은 체력 소모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일 공식일정 없이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면서 향후 ‘포스트 남·북·미 회담’ 구상을 가다듬었다.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과 판문점에서 진행된 북·미 정상 회동의 성과를 점검하고, 곧 있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 이슈 뿐 아니라 경제 활성화 대책과 국회 정상화 방안, 추가경정예산 통과 등 국내 현안에 대해서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달 말로 예정된 개각과 오는 8일 있을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도 눈여겨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3일에는 국내 교회의 주요 교단장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올 들어 세번째로 연차를 쓰게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24일 오전 경북 경주에서 진행된 봄철 모내기 행사 뒤, 오후 ‘반차’를 사용해 경남 양산 사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또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달 17일에도 하루 연차를 썼다. 문 대통령은 이번 연차사용으로 총 21일의 연차 가운데 18.5일이 남게 됐다. 소진율은 11.9%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