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우리 영토 내 회담에 文 대통령, 역할도 존재도 없어”

입력 2019-07-01 11:13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이뤄진 북·미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역할도 존재도 없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1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외교의 현주소를 보는 마음은 씁쓸하기 그지없었다”며 북·미 정상회담을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혼자 남북경계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이했고 회담 장소에는 성조기와 인공기만 걸려 있었다”며 “남·북·미 정상이 함께 한 시간은 3분에 불과했다. 북·미 회담이 진행된 53분간 우리 문 대통령은 다른 방에서 기다려야 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늘 중심은 북·미 간의 대화’라며 조연을 자처했지만 한반도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인 한국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라며 “일부 보도대로 우린 삼자회담을 원했는데 북한이 미국과 직거래를 고집해서 배제됐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손 대표는 “대한민국이 배제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정치 목적에 따라서 만에 하나라도 북한의 핵무기와 중·단거리 미사일을 우리 머리 위에 지고 살게 된다면 그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지 심각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관계도 방치한 결과 G20 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은 무산됐고 7월 4일부터 한국으로 수출하는 일본산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보복 규제가 시작될 거라는 보도도 전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한국이 외톨이가 되거나 ‘코리아 패싱’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4강 외교를 복원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당사자로 적극 참여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