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회담장 밖에서 기다린 文 손님으로 전락해”

입력 2019-07-01 09:46 수정 2019-07-01 10:23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3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통미봉남(북한이 미국과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남은 배제하는 외교전략)의 고착화가 우려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운전자로 시작해 중재자를 자처하더니 이제는 객(손님)으로 전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평가대로 역사적 순간이었다.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끊긴 미·북 대화가 판문점 회동을 통해 다시 시작된 점도 공적이지만, 실제로 변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국익이다. 핵무기도, 미사일도 대북제재도 2년 전과 같거나 혹은 더 악화됐다는 것이 주어진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을 두고 ‘단거리이기 때문에 괜찮다’라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 우리 국민과 국토를 사정권 안에 두는 무기를,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별일 아닌 듯 말하는 현실은 분명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기”라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은 대북제재 완화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여전히 빅딜을 기본적 해법으로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어제 또다시 개성공단 재개 이야기를 꺼냈다”며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저 하나의 단계라고 했지만, 문 대통령은 실질적 비핵화의 입구라며 과대포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려한 남·북·미 회동의 뒤에는 좁히기 어려운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운명의 문제”라며 “그런 비핵화를 그저 미·북 정상 간 회담에만 기대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세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익의 ‘셀프 패싱’을 자초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아울러 “북핵 문제에 있어서 대한민국은 바로 당사자이고 주인이다”며 “주인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장 밖에서 대기해야 했던 현실은 결코 환영할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