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고유정(사진)이 아들(5)에게 전 남편을 ‘삼촌’이라고 속여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앙일보는 제주지검과 제주동부경찰서 등을 인용해 고유정의 친아들이 숨진 친부 강모(36)씨를 삼촌으로 알고 있었다고 1일 보도했다. 검경은 이같은 내용을 확인한 뒤 범행동기와의 관련성을 수사 중이라고 한다.
매체에 따르면 고유정은 2017년 강씨와 이혼한 뒤에도 아들의 친권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고유정은 강씨와 협의 이혼했고, 조정과정에서 아들의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가져갔다. 한 달에 2번 아들과 강씨가 만나는 것을 허락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고유정은 여러 핑계를 대며 강씨와 아들의 만남을 미뤘고, 강씨가 2년 만에 아들과 재회하는 날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고유정은 아들의 ‘성(姓)’에도 지나친 집착을 보였다. 그는 지난 1월 아들과 의붓아들이 다닐 어린이집을 알아보면서 “두 아이의 성을 같게 표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조만간 (친아들의) 성을 바꿀 것”이라며 어린이집 측에 재혼 가정인 것을 숨겨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강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사건은 현재 검찰에 송치된 상태고, 1일 기소될 예정이다.
경찰은 약 한 달째 유기된 강씨 시신을 수색 중이지만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유족 요청으로 수색한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에서 크기 1~10㎝가량의 뼈 추정 물체 20여점이 발견됐으나, 이미 고온 소각돼 매립된 지 한 달이 지나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