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이 비판 여론에도 꾸준히 난민 이슈를 언급하는 이유를 털어놨다.
정우성은 30일 KBS 시사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J’에 출연해 “단편적인 현상들을 봤을 때 왜 굳이 저런 이슈에 휘말려서 듣지 않아도 될 소리를 듣는지, 무리해서 앞장 서가는 지 의아할 수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난민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게 단순히 집단의 대상화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며 “지구상에서 가장 절대적인 약자라는 얘기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윤리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 난민 인정률이 낮은 점을 언급하며 그 이유로 부족한 난민 심사 인력을 꼽았다. 그는 “공무원 38명만 난민 심사를 담당해왔고 그나마 최근 충원돼 81명이 담당 심사관으로 근무한다”며 “올해 4월 말 기준 심사를 받아야하는 난민만 2만1341명이다. 심사관 한명당 263명을 맡아야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난민들의 사정과 처지 등을 정확히 듣고 반영해야 하는 통역 서비스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그런데 전문 통역 서비스도 매우 열악하다”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이날 난민을 둘러싼 오해들을 하나하나 바로잡기도 했다. 그는 이주민과 난민을 혼동한 시선을 문제 삼으며 “이주민과 난민의 노동행위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난민이라고 해서 보호국의 절대적인 도움에 의존하려하지 않는다. 신세를 안 지려고 한다”고 했다.
난민에 테러리스트가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굳이 테러리스트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서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만약 그렇다면 굉장히 머리가 나쁜 테러리스트일 것”이라는 농담도 덧붙였다.
난민이 우리나라에 돈을 벌기 위해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정우성은 “불법 체류자와 구분이 안 돼 벌어지는 오해”라며 “다른 루트로 불법체류를 하며 노동 행위를 하는 게 훨씬 편하다. 왜 굳이 행정 당국을 거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난민을 비판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정서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찬성과 반대가 있다”며 “반대하는 사람들의 정서도 분명히 중요하고 보살펴야 한다. 그들에게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시간들을 어떻게 하면 성숙하게 보낼 수 있을 지 고민을 얘기하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