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스펙에 합격한 아들’ 자랑한 황교안, 결국 검찰 수사 받는다

입력 2019-07-01 02:30
뉴시스

검찰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아들의 ‘KT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청년민중당이 황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최근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일)에 배당했다고 30일 밝혔다. 형사 6부는 특수수사 전담부서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KT 부정채용’ 의혹 등을 수사 중이기도 하다.

청년민중당은 지난달 25일 서울남부지검에 “채용 과정에 황 대표의 권력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해달라”며 황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을 통해 “황 대표가 특강에서 한 아들 이야기는 스스로 채용 비리 사실을 고백한 것”이라며 “황교안의 아들이기 때문에 스펙 없이도 입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황 대표 아들은 KT 임원면접에서 면접관 4명으로부터 모두 ‘A’를 받았다. 직전 과정인 1차 실무면접에서 다수 면접관으로부터 ‘C’를 받은 것과 대조적”이라며 “서류 전형에서도 평균 이상 점수를 받았으나 인적성 검사에서는 상위 20%에 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황 대표 아들은 KT 마케팅 직군으로 입사했으나 황 대표의 법무부 장관 취임 직전인 입사 1년 만에 법무팀으로 옮겼다”며 “군대에서도 이례적 보직 변경으로 쉬운 보직을 맡았다”고 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달 20일 숙명여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내가 아는 어떤 청년이 요즘 말하는 스펙이 하나도 없는데도 다 최종합격했다”며 “그 청년이 우리 아들”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아들이 스펙도 하나도 없었고 학점도 3점도 안 되는 엉터리에 토익 점수도 800점이었다”며 “15군데 서류를 내서 다섯 군데 회사에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만의 특징을 만들어가는 게 취업할 때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황 대표는 “스펙 쌓기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조금만 눈을 돌리면 꿈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아들 일화로 가깝게 전하려 한 것인데 그것도 벌써 8년 전 얘기”라고 해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