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선언 이후 66년 만에 남‧북‧미 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역사적인 순간이 성사되기 전부터 정치권 인사들이 여러 관측을 내놨다. 그중에서도 적중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 빗나간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관측이 이목을 끌고 있다.
박 의원은 30일 오전 7시30분에 페이스북을 통해 “2019년 6월 30일 개천 이래 남북미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 세 분 정상이 판문점에서 상봉하는 날”이라며 “자유의 집? 통일각? 어디일까요? 역사적인 순간이다”라며 남북미 정상 간의 비무장지대(DMZ) 깜짝 회동을 확신했다.
“상봉과 회담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한 박 의원은 “역사적인 2000년 6월 15일도 상봉과 회담의 결과로 공동선언이 탄생했고 남북, 북미,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며 성공을 기원했다.
반면 강 의원은 1시간 뒤인 오전 8시30분쯤 ‘미‧북 정상 간 DMZ 접촉, 직접 만남 아닌 전화로 안부 인사할 듯’이라는 제목으로 역사상 첫 남북미 3자 정상회동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외교‧안보 채널을 동원해 판문점 회동 가능성을 알아봤다”고 한 강 의원은 “결론적으로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DMZ 회동은 어렵고 전화 통화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고 전했다.
“G20(주요 20개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밝은 미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결국 DMZ에서 전화 통화할 것이다”라고 한 강 의원은 “지금 북한 당국도 실무적으로 준비가 필요한 일인데 일단 시기적으로 매우 촉박한 상황이고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자체도 진지하게 내놓은 메시지가 아니고 즉흥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했다.
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서 전화상으로 김정은과 짧은 안부를 주고받은 작은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이와 별도로 대북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스타일상 깜작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긴 어렵다는 단서를 달기도 했다.
두 사람이 내놓은 상반된 예상은 박 의원의 적중으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동에 대해 “굉장히 짧게 만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나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말을 들었다. 굉장히 잘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단계에서 최종적인 부분들을 조율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한미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전선언이 있은 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북한과 미국이 만난다”며 “한반도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지구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땅이 됐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두 정상은 각자의 헬기를 타고 판문점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45분쯤 양복 차림으로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나와 군사분계선(MDL)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계단을 내려오기 전 북측 판문각을 나서는 김 위원장을 향해 고개를 한번 끄덕여 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 위에서 김 위원장과 악수한 뒤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잠시 넘어갔다. 정전선언 이후 66년 만에 북한 땅을 밟은 첫 미국 대통령이 나온 순간이다.
두 정상은 북측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악수하고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이동했다. 남측 자유의 집에서 대기하던 문 대통령은 두 사람을 마중했다. 세 정상은 서로 반갑게 악수한 뒤 4분가량 환담을 나눴다. 이후 자유의 집으로 들어가 약 50분간 긴 대화를 나눴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달 9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 관계자 소식통을 인용해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 방문 뒤 한국 방문을 요청했다고 주장하면서 기밀 유출 논란이 불거졌었다.
당시 청와대는 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며 이후 주미 한국 대사관 소속 외교부 직원이 이를 열람한 뒤 고등학교 선배인 강 의원에게 알려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에 휩싸였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