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도자 적지에 첫 방문”… 외신도 북미 회동 초관심

입력 2019-06-30 17:01 수정 2019-06-30 17:35

‘깜짝’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전세계의 이목이 한반도로 쏠렸다. 세계 각국 언론은 미국 지도자의 첫 군사분계선(MDL) 월경, 사상 첫 남·북·미 정상의 동석 등도 잇달아 생중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또 양국 정상 간 어떤 의제가 논의될지도 주목했다.

미국 CNN, 일본 NHK, 영국 BBC방송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30일(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보도했다. NHK방송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을 실시간 생중계했다. BBC는 홈페이지에 ‘트럼프와 김정은의 상징적인 DMZ 회동’ 타임라인을 만들어 분단위로 상황을 중계했다. 중국 국영방송 CGTN도 웨이보 계정을 통해 남·북·미 정상의 회동을 생중계했다.

각국 언론은 북·미 정상의 첫 DMZ 정상회담, 현직 미국 대통령의 첫 군사분계선 월경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NHK는 “비무장지대에서 북·미 정상이 만나는 것은 한국전쟁 휴전 66년 만에 처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미와 북한은 아직까지 ‘전쟁 상태’에 있다”며 “(월경은) 트럼프가 미군의 최고결정권자로서 적지를 방문한 것으로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의 안전보장에 상응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중국 환구시보도 DMZ에서 북미 정상이 만나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며,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북한 영토를 밟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도 주요 관심사였다. BBC는 “양국 간 대화가 재개된다면 모든 이들이 생각하는 것은 바로 ‘비핵화’”라고 전했다. 다만 BBC는 하노이 정상회담의 실패를 언급하며 “우리는 아직까지 그들(북·미)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는지 알 수 없다”고도 봤다. BBC 기자 로라 비커는 “북한은 여전히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아주 특별한 순간이고 두 사람(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개인적인 교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그것이 다른 어떤 것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오늘의 진짜 시험”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양 정상의 회동에 당혹감을 내비치면서도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사전에 미국에서 온 연락은 없었다”며 “정보 확인에 쫓기고 있다. 미국 대사관과 국무부에 문의하고 있지만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다운 방식”이라며 “북·미 대화에서 북한 비핵화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로 이어진다면 환영”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