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포장재 분리수거 대란 올해는 덜할까…친환경 선물세트 인기

입력 2019-06-30 16:53
신세계 백화점사 오는 9월 추석 선물세트에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이 새로 도입할 친환경 보랭 가방(쿨러백)과 친환경 보냉제. 신세계백화점 제공

내용물보다 덩치가 큰 포장 박스와 스티로폼은 골칫거리다. 특히 명절 후엔 산더미같이 나오는 선물 세트용 포장재 쓰레기 분리수거의 번거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올 추석엔 이런 고민이 덜어질 듯 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앞다퉈 추석 선물세트에 스티로폼과 비닐 포장을 대폭 줄이고 재활용 포장재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소비자들이 쓰레기 분리배출과 친환경 소비에 부쩍 관심을 두자 유통업계가 발 빠르게 나선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친환경 선물 포장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년간 재활용 가능한 새로운 포장재 도입을 준비해왔다. 지난 2월에는 설 명절 선물세트에서도 나무와 천 포장을 없애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우선 냉장 정육 선물 포장에 사용하던 스티로폼 상자 대신 종이상자를 도입하기로 했다. 종이상자를 사용하면 이번 추석에만 스티로폼 상자 2만개를 줄일 수 있다. 과일 선물세트 5000여개에도 종이상자를 사용하기로 했다. 새로운 종이 포장재 가격은 2500~3000원 정도로 기존 폴리에틸렌 포장재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천 재질 보랭 가방(쿨러백)도 새로 선보인다. 전복, 굴비 등 고가의 선물 세트를 포장할 때 제품 변질을 막기 위해 쿨러백이 쓰인다. 과거에는 부직포 가방이나 스티로폼 상자가 주로 쓰였지만 여러 번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보냉재도 싹 바꿨다. 외부 포장재를 종이로 만들고 내부는 물로 채웠다. 분리배출이 어려운 기존 비닐 아이스 팩과 달리 쉽게 분리 배출해 재활용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친환경 재활용 선물세트를 도입했다. 사진은 모델들이 재활용 포장재에 담긴 한우 선물세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도 재활용이 가능한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비중을 50%까지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에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그 비중을 더 늘렸다. 특히 재사용 가능한 쿨러백을 도입하고 선물세트 상자는 수납 상자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6일 영등포구 리테일 아카데미에 고객 200여명을 초청해 추석 선물세트 품평회를 열었다. 고객들은 이 자리에서 친환경 포장재에 관한 관심을 쏟아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친환경 소비에 대한 소비들의 인식이 높아져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호응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쓰레기 분리배출이 번거로워진 것도 친환경 포장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동안 명절이 지나면 재활용이 어려운 선물세트 포장재는 처치 곤란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포장재는 기존 포장재들과 달리 분리배출이 쉬워 고객 호응이 크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