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급식, 편지· 택배는 어떻게 하나요…7월 초부터 줄줄이 파업 예고

입력 2019-06-30 16:42 수정 2019-06-30 17:28
김주영(앞줄 왼쪽 두번째) 한국노총 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노총 대회의실에서 전국우정노조 조합원들과 다음 달 9일 우정사업 역사상 첫 총파업 실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우정노조는 지난 24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조합원 2만8802명 중 2만7184명이 투표해 2만5247명, 찬성률 92.87%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뉴시스

7월 초부터 학교급식 조리원, 돌봄전담사, 집배원 등이 줄줄이 파업을 예고해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인력증원, 임금인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뾰족할 묘수가 없어 현장의 혼란과 피해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7월 3일부터 사흘 이상 최대 규모의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30일 밝혔다. 급식조리원, 돌봄전담사, 방과후교실 강사 등 전국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최소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하는 것이다. 전국우정노조도 6일 총파업 출정식에 이어 9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앞서 우정노조는 지난달 25일 투표에서 90%가 넘는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현장엔 비상이 걸렸다. 비정규직연대회의 조합원은 전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14만2000여명 중 무려 66%를 차지한다. 지금보다 조합원이 적었던 2017년 6월 총파업 때도 전체 초중고교 1만2518곳 중 25%인 3150곳이 파업에 참가해 1929개 학교의 급식이 중단됐다. 당시 일선 학교에선 빵과 우유, 외부 도시락 등으로 급식을 대체하거나 학생들이 직접 개인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다.

우체국도 마찬가지다. 집배원이 대거 파업에 동참하면 우편, 등기, 택배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집배원은 전체 1만6100명 가운데 4060명이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 우편물을 받고 배부하는 발착 근무자는 총 5500명 중 3970명이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다. 우정노조 이동호 위원장은 “9일 새벽 0시부터 파업에 돌입하게 되고 하루만 파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내가 판단하기로 2~3일 정도만 하면 물류가 스톱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이를 해결할 뾰족한 묘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선 학교 비정규직의 경우 연대회의는 9급 공무원의 80% 수준의 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우정노조는 집배원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0여명의 인력 충원과 주 52시간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연간 총근로시간은 2745시간으로, 지난해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1967시간보다 778시간이나 많았다.

그러나 당국은 ‘예산’ 문제 때문에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기본급을 1.8% 올리고 이외 수당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추후 결정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사실상 감액”이라고 반발했다.

우체국 집배원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규직 집배원 1000명 증원을 위한 예산(379억5200만원) 증액을 요청했지만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인원을 늘리려도 돈이 없어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정노조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현행 법령과 편성 예산으로는 사실상 수용하기 힘들다”며 “실제 파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남은 기간 동안 우정 노조와의 대화를 지속하여 최대한 조속히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총파업이 일어났던) 2년 전에 비해 지난 노조 활동이 더 활발해져 파업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급식 대체 방법과 돌봄교실 운영 방안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