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선언 이후 66년 만에 남‧북‧미 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역사적인 순간에 현송월 삼지현관현악단장 겸 노동당 부부장이 등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밀착 보좌하며 그림자 수행하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대신 현 단장이 행사와 현장 담당을 맡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 위에서 만나 악수한 뒤 북측으로 잠시 넘어갔다가 약 30초 만에 남측으로 돌아왔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는 미국 대통령이 됐다”며 “좋지 않은 과거는 청산하고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남다른 용단”이라고 극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긍정적인 일이 많이 생기고 있어 기쁘다”며 “서로 존중하는 사이다. (DMZ 방문은) 몇 달 전부터 예정된 특별한 일정”이라고 화답했다.
이후 남측 자유의 집에서 대기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에 나와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의 만남이 성사됐다. 세 정상이 잠깐의 환담을 나눈 뒤 자유의 집으로 이동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양자 회동을 갖고 대화를 이어갔다. 이때 현 단장은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지난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을 그림자 보좌했던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날 두 정상의 회동 장면을 멀리서 바라봤다. 이는 김 제1부부장의 위상이 국무위원급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5일 국가정보원은 김 제1부부장에 대해 “역할 조정이 있어서 무게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