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아르헨티나 공격진에서 최선의 조합을 찾아낼 수 있을까.
공격진 불협화음으로 골머리를 앓던 아르헨티나가 해답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베네수엘라와 맞붙었던 ‘2019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8강전이 그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날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투톱을 꺼내 들었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와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투톱에 나섰고, 리오넬 메시가 그 뒤를 지원하는 4-3-1-2 포메이션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역시 종종 썼던 포메이션으로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대형이다.
메시는 자유로운 역할을 부여받았다. 전방에 나선 아구에로와 마르티네스가 공간을 점유할 수 있도록 상대 수비수들을 유인하며 하프라인 부근부터 앞선 진영까지 자유롭게 오갔다. 공격 시에는 메시가 높게 전진해 스리톱 대형을 보였다. 아르헨티나는 볼을 많이 소유하며 공격적인 운영을 펼치던 이전과 달리 40%의 점유율만 유지하며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스칼로니 감독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들어맞았다. 아르헨티나는 경기 시작 10분 만에 마르티네스의 선제골로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아르헨티나는 후반 29분 지오반니 로셀소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으며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공격진들의 움직임이 완벽하게 들어맞는다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측면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상대 골망에 직접 슛을 하는 빈도도 늘어났다. 무엇보다 지난 카타르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마르티네스가 아르헨티나 공격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4경기를 치르며 선발 공격진들이 모두 바뀌었다. 4경기 모두 선발자리를 꿰찬 공격수는 메시 단 한 명 뿐이다. 스칼로니 감독은 교체까지 활용하며 메시의 동반자를 찾기 위해 스리톱의 기조를 유지하며 다양한 실험을 했다. 이 과정에서 앙헬 디마리아, 마르티네스, 로드르리 데파울, 아구에로, 파울로 디발라가 투입됐다. 카타르전과 베네수엘라전을 통해 마르테니스와 아구에로가 어느 정도 주전 자리를 꿰찬 것으로 보인다.
공격의 핵심은 여전히 메시다. 후방 빌드업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아르헨티나 중원에서 메시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팀의 중원 장악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중앙으로 볼을 투입해야 한다. 득점이 없다는 이유로 메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르헨티나 공격의 8할 이상은 메시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준결승에서 만날 다음 상대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치치 감독 체제에서 치른 40경기에서 단 10실점만 허용했을 정도로 탄탄한 수비조직력을 자랑하고 있다. 다니엘 알베스와 티아고 실바 등 30대 중반에 들어선 베테랑 노장들의 노련함은 그들의 가장 큰 무기다.
4경기 연속 공격조합을 바꿨던 아르헨티나가 브라질을 상대로 어떤 대형을 들고나올지는 알 수 없다. 메시를 중심으로 한 아르헨티나 공격진이 브라질의 골망을 흔들 수 있을까. 그 결과는 다음 달 3일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