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이러면 쓰시겠습니까

입력 2019-06-30 15:18 수정 2019-07-01 09:48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과 홍종흔 대한제과협회장이 2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열린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한 서울특별시-대한제과협회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결제액 2%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제로페이(통합 모바일 직불결제) 사용자 모집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제로페이 운영의 선결 조건인 ‘제로페이 가맹점’이 어느 정도 확보되자 사용자 혜택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서울시는 7월 1일부터 두 달 동안 제로페이 사용자에게 ‘2% 적립’ ‘편의점 할인’ ‘스타벅스 기프티콘 증정’ 혜택 등을 제공한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시는 “편의점 등 서울 시내 15만6000개 이상의 제로페이 가맹점이 이미 확보된 데다 더 늘어나는 추세”라며 “앞으로는 소비자 혜택에 집중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모션 혜택은 제로페이 참여 기업 중 어느 기업의 직불결제 애플리케이션(앱)을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네이버의 ‘네이버 QR’을 활용하면 1일 1회, 1000원 한도로 2% 적립금이 쌓인다. 편의점 이마트 24에서 신세계아이앤씨의 ‘SSGPAY’로 결제하면 특정 상품을 30% 할인받을 수 있다. 한국스마트카드의 ‘모바일티머니’에서 제로페이를 사용하면 결제액 일부가 마일리지로 적립된다.

서울시는 지난 28일 ‘제로페이 소비운동’ 행사를 개최해 소비자들의 제로페이 사용을 독려하기도 했다. 서울시와 함께 제로페이 확산을 추진하는 중소벤처기업부도 7월 1일~9월 30일 부산 내 제로페이 사용자들에게 이용 금액의 7%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제로페이 출시 이후 서울시는 사용자보다는 주로 가맹점 확보에 주력했다. 올해 6월까지 이마트 24와 던킨도너츠, 파리바게트 일부 지점 등이 가맹점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정작 최종 목표인 사용자 확보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만 두 달짜리 단기 프로모션 만으론 기존 신용·체크카드 사용자의 발길을 돌리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순 혜택만 봐도 신용카드가 제로페이 혜택보다 우세하다. 제로페이의 핵심 혜택으로 꼽히는 ‘40% 소득공제’ 법안도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제로페이 가맹점 수도 여전히 부족하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같은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여전히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실적도 걸음마 단계다.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로페이가 출시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제로페이 사용 건수와 사용금액은 같은 기간 신용카드의 0.007%, 0.002%에 그쳤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