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보이스피싱 차단 위해 잇따라 AI 도입

입력 2019-06-30 15:30 수정 2019-06-30 15:30
시중은행들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금융사기 차단을 위해 AI(인공지능)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AI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계획 등을 담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근절 종합대책을 30일 발표했다. 다음 달 도입 예정인 AI 모니터링 시스템은 피해 거래 패턴들을 스스로 학습하며 금융사기 의심 거래를 판별하게 된다.

신한은행은 AI 전문업체와 함께 ‘피싱(Phising·개인금융정보 탈취)’ 방지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할 계획이다. 하반기 중으로 보이스피싱 의심거래 계좌와 고객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포통장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초에 5명 규모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조직을 신설해 금융사기 거래 분석과 모니터링 시스템 고도화를 총괄하도록 한다. 이 조직은 금융사기 패턴을 발굴해 모니터링 시스템에 적용하거나 금융사기 거래 탐지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업무를 맡는다.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를 이용한 금융사기가 급증함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 분석을 전담하는 직원도 배치한다.

KB국민은행은 ‘스미싱(Smishing·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금융사기) 탐지’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디지털 서비스 ‘리브똑똑 안티스미싱’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이 서비스는 고객이 받은 문자메시지의 스미싱 여부를 판단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AI 기술을 FDS에 도입해 활용 중이다. 실제 금융거래가 없더라도 로그인 기록을 추적해 이상 징후를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입출금과 환율 조회, 비밀번호 변경, 각종 상품 정보 조회 기록 등을 추출해 빅데이터화한다. 고객이 전화로 콜센터에 문의한 정보도 활용된다.

IBK기업은행은 AI 기술을 적용한 보이스피싱 사기 방지 애플리케이션을 시범운영 중이다. 기존 피해사례들을 토대로 통화 패턴과 내용 일치 정도를 따져 보이스피싱을 탐지한다. 운영체제를 안드로이드 파이(9.0) 버전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한 모바일기기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애플리케이션의 통화녹음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