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이 고유정(36)에 의해 살해된 전 남편의 시신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당초 경찰의 수색장소에서 배제됐던 쓰레기매립장에서 뼛조각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돼 결과가 주목된다.
경찰이 해당 매립장에 대한 수색에 나서지 않자 피해자인 전 남편 A씨(36) 유족이 직접 제주시장에게 수색을 요청하면서 뼛조각 추정 물체가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초기에도 범행장소의 CCTV 영상을 확보하지 않고 부실수사를 이어가다 A씨 유족이 직접 찾아 준 CCTV 영상을 분석한 후에야 고유정의 행적을 뒤쫒아 체포하는 등 비난을 받아왔다.
이번에 발견된 뼛조각은 이미 고온 소각돼 매립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자칫 A씨의 DNA로 판명될 경우 경찰의 부실수사와 수사력 한계에 대한 비난은 또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30일 제주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환경자원순환센터 내 매립장에서 뼛조각으로 추정되는 물체 20여점이 발견됐다.
경찰은 수거한 뼛조각 추정 물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유전자 감정을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한 후 내다버린 쓰레기종량제 봉투에 대한 수색을 지난 28일 오후 2시부터 시작했다.
중장비 2대와 75명의 경력, 수색견 2마리를 동원해 해당 매립장 쓰레기 120t가량을 수색했다. 매립장 수색 구역은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수거돼 소각 후 매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구역이다.
고유정은 지난달 27일 범행을 저지른 펜션의 인근 쓰레기처리장(클린하우스)과 뼛조각 추정 물체가 발견된 매립장에서 500여m 떨어진 또 다른 클린하우스에 종량제 봉투를 각각 1개와 3개를 버렸다.
하지만 경찰은 종량제 봉투 내에 담긴 물건이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로 추정했다. 또 환경자원순환센터가 매립 지점이 불분명해 수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오면서 수색작업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피해자인 A씨의 유족들이 고희범 제주시장을 만나 매립장 내 수색을 요청했다. 고 시장은 유족의 요청에 따라 지난 27일 매립 현장을 직접 확인한 후 수색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수색이 진행되면서 뼛조각 추정 물체가 발견됐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