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0일 공개한 해외경제동향 보고서 ‘해외경제포커스’를 보면 미국은 노동시장 호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 흐름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올해 5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5% 늘면서 지난 4월(0.3%)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5월 실업률은 4월에 이어 50년 내 최저 수준인 3.6%를 기록했고, 임금상승률이 3%를 넘겼다.
산업생산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다소 부진했다. 5월 산업생산이 0.4% 늘었지만, 기간을 4~5월로 잡으면 0.3% 감소했다. 올해 1분기(1~3월) 산업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5% 줄었다.
하반기 미국 경제는 2% 안팎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이달에 있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올해 성장률을 2.0~2.2%로 제시했었다. 한은 조사팀은 “최근 심화한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투자심리 악화 등의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 지역의 경기개선 흐름은 약해졌다. 지난 4월 산업생산이 제조업 부진으로 전월보다 0.5% 줄며 3월(-0.4%)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3월 1.2% 늘었던 수출은 4월 감소(-2.5%)로 돌아섰다. 같은 달 소매판매는 의류(-1.5%)와 식료품(-0.4%) 등을 중심으로 0.4% 감소했다.
유로 지역은 양호한 고용여건과 완화적 거시정책 등이 성장세를 뒷받침하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불확실성 지속,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 등이 경기를 흔들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월 산업생산이 자동차와 전력 부문 등의 부진으로 5.0% 증가에 머물며 올해 1분기(6.5%)에 비해 증가 폭이 꺾였다. 자동차 제조업 생산은 같은 달 4.7% 감소하며 4월(-1.1%)보다 크게 줄었다. 기업의 전반적 업황을 나타내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49.4로 기준치인 50을 밑도는 등 기업의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한은 조사팀은 중국 경제의 성장 하방압력이 지속하겠지만, 적극적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급격한 둔화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일본은 생산과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다. 4월 산업생산은 전월 0.6% 감소에서 0.6% 증가로 전환했지만, 지난해 4월보다는 1.1 하락으로 여전히 감소세를 보였다. 5월 수출은 반도체 제조장치와 자동차부품 등의 부진으로 7.8% 감소했다. 4월 가계소비는 교육비와 의복 등을 중심으로 1.4% 줄었다. 일본은 앞으로도 수출 둔화 등 대외부문에서 성장 하방압력이 예상되지만, 정부지출 확대 등이 이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5개국은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이들 국가의 전년 동기 대비 4월 산업생산 증가율 3월(3.6%)보다 크게 하락한 0.9%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 -1.5%로 지난해 12월 이후 감소세를 이어갔다.
조사팀은 “향후에도 미·중 무역분쟁의 전개 방향, 중국의 성장 흐름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