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만 되면 폭투와 볼넷을 남발했다. 볼카운트가 나빠지면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연속 안타를 허용하곤 했다. 롯데 자이언츠 장시환(32)의 예전 모습이다.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까지 겸비하며 롯데의 토종 에이스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장시환은 29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1회말 1사 상황에서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최주환을 우익수 플라이로 잘 잡아냈지만 김재환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2루 상황이 전개됐다. 첫 번째 위기다. 그러나 오재일을 3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2회말에도 김재호에게 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허경민으로부터 병살타를 유도하며 주자를 그라운드에서 지웠다. 박세혁을 4구 만에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말 2사 상황에서 제이콥 윌슨이 페르난데스의 땅볼을 포구하지 못하면서 또 주자가 1루에 나갔다. 그러나 최주환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동료의 실책을 지워버렸다.
4회말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1사 상황에서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았다. 김재호와는 7구까지 긴 승부 끝에 우익수 앞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허경민에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1사 만루 상황이다. 예전 같으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장시환은 달랐다. 박세혁을 3구 만에 헛 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는 정진호였다. 풀카운트 승부가 이어졌다. 연신 파울을 때려냈다. 장시환은 흔들리지 않고 9구 만에 중견수 플라이로 정진호를 잡아냈다. 최대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다.
5회말에도 정수빈에게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나종덕의 송구로 2루에서 잡아냈다. 페르난데스에겐 2루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최주환을 2루수 땅볼로, 김재환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날의 투구를 마쳤다.
5회까지 투구수는 89구였다. 안타 6개와 사사구 2개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롯데는 4-0으로 승리하며 9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그러면서 장시환은 5승(6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4.59로 낮췄다.
장시환은 지난달 16일부터 28일까지 2군을 다녀왔다. 그런 뒤 달라졌다. 6월에 5경기에 등판해 3승 1패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1.53을 기록했다. 4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6월의 에이스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