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DMZ를 넘어 북한 땅을 밟을 수도 있다고 해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된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DMZ에서 북한 국경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DMZ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다면 북한 국경을 밟을 수 있냐는 질문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이다. 나는 매우 편안하게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깜짝 월경’을 한다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대통령이 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측이 자신의 DMZ 회동 제안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냐는 질문에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며 “우리는 김 위원장과 만나게 될지 모른다. 어떻게 될지 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자신의 트위터 피드를 팔로우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몇몇 회담을 가진 후 나는 일본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국으로 갈 것”이라며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발표하면서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지만 공식적인 제안은 받지 못했다”며 “분단의 선에서 북미 정상 간 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정상 친분관계에 더 깊이하고 양국 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최 부상의 화답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만남을 제안한 지 5시간 15분 만에 나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문 대통령과 리셉션을 마친 뒤 친교만찬을 위해 상춘재로 이동하면서 북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이 있냐는 질문에 “연락받은 게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내일 DMZ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느냐’는 질문에 “지켜보자. 우리는 지금 관련해서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등 두 명은 실제 만찬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북측과 ‘DMZ회동’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DMZ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DMZ 방문에 문 대통령이 동행한다는 관측이 나와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