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한일정상회담 끝내 불발…한일 냉기류 곳곳 감지

입력 2019-06-29 14:02 수정 2019-06-30 13:47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끝내 불발됐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G20 정상회의 기간 아베 총리와의 회담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등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냉기류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G20 정상회의 개막 후 공식 환영식이나 정상 만찬 등에서 만나 악수하며 잠시 미소짓는 등 반가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으나 특별한 친밀감을 드러내는 제스처는 없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오전 11시15분 일본 오사카 국제컨벤션센터 ‘인덱스 오사카’ 1층에서 열린 G20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아베 총리와 만났다. 두 정상은 담담한 표정으로 약 8초간 악수를 나눴다. 손을 놓기 전에는 서로를 응시하며 옅은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그뿐이었다.

이후 양 정상은 행사장에서 몇 차례 더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오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만찬에 참석해 아베 총리 내외와 악수를 나누고 기념 촬영을 함께 했고, 29일 오전 ‘불평등해소 및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 실현’를 주제로 열린 회의 3세션에서는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나눴다.

정부와 청와대는 회의 진행 도중 풀어사이드(pull aside·약식회담) 형태의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지만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위해 이날 오후 귀국한다. 한국과 일본은 이번 회의 기간 중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간의 회담만 가졌다.

일각에서는 한일 정상회담이 불발된 것을 두고 아베 총리가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다음 달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나고 난 뒤 양국이 다시금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