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툭툭, 아베는 쌩~ 트럼프 아베 패싱? 시끌

입력 2019-06-28 17:25
한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우산 홀대’ 지적이 일었지만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의 ‘트럼프 패싱’이 논란이다.

28일 오전 G20 오사카 공식환영식 기념촬영을 앞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른손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왼팔을 툭툭 치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왼쪽). 아베 총리가 가리키는 자리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눈길을 주거나 악수를 하지 않았다. THE PAGE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환영식 기념촬영을 앞두고 문 대통령과는 반갑게 악수를 하고 이야기를 나눈 반면 아베 총리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쳤다는 것이다. 일본 커뮤니티에는 “그래도 의장국인데 눈인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문제의 장면은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나왔다.

공식환영식 영상을 보면 아베 총리는 각국 정상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이후 각국 정상들은 아베 총리가 있는 곳에 다 같이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아베 총리는 의장국인만큼 맨 앞줄 가운데에 서서 다른 정상들이 자리를 잡는 것을 기다렸다.

문 대통령은 조금 일찍 나가 맨 앞줄 오른쪽 세 번째 자신의 자리에 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G20 공식환영식 기념촬영에 앞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THE PAGE 영상 캡처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란히 들어왔다.

THE PAGE 영상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문 대통령과 눈을 마주친 뒤 자연스럽게 악수를 나누고 이야기를 나눴다.

THE PAGE 영상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문 대통령의 왼팔을 툭툭 치거나 문 대통령의 앞쪽으로 오른손을 들이대며 뭔가 긴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연출했다.

THE PAGE 영상 캡처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켜본 뒤 트럼프 대통령의 자리는 자신의 오른쪽이라며 손으로 가리켰다.

THE PAGE 영상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지나쳐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면서 아베 총리를 쳐다보거나 악수를 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네티즌들은 이 장면에 주목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전날 비가 내리는 일본 오사카 공항에 도착해 지붕이 없는 트랩을 내려오면서 직접 우산을 썼던 점과 대비하는 네티즌들이 있었다. 일부 국내 언론과 보수 진영에서는 일본이 문 대통령을 홀대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먼저 지붕이 없는 트랩을 요청했다고 밝힌데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직접 우산을 쓰고 트랩을 내려온 사실이 알려졌다.

왼쪽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27일 일본 간사이 국제 공항에 도착한 뒤 우산을 쓰고 트랩을 내려오는 모습, 오른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같은날 오사카 국제공항에 도착해 에어포스원에서 내리는 모습. 오사카=AP뉴시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홀대 받은 것은 국민들 욕 먹이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어딜 가시더라도 환대를 받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이런 의전 받으면 국민들 욕 먹이는 겁니다”라고 적었다.

일본 네티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고 아베 총리와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일본 5CH(5채널)에는 “트럼프가 정말 아베랑 친한 것 맞느냐” “눈인사도 안 하네”라는 글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사카 G20 직후 방한, 30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