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MSG(L-글루타민산나트륨)가 과자류의 나트륨 저감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MSG를 넣지 않고 소금으로 짭짜름한 맛을 낸 과자보다 소금을 줄이고 MSG로 향미를 높인 과자를 소비자들이 더 맛있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수연 교수가 발표한 ‘향미증진제 활용을 통한 스낵류 나트륨 감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트륨을 낮추고 MSG를 첨가한 스낵이 기본 스낵보다 맛과 선호도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26~28일 인천 송도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2019 한국식품과학회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감자칩과 쌀과자로 연구를 진행했다. 소금으로 맛을 낸 기본 스낵, 나트륨만 낮춘 스낵, 나트륨을 낮추고 MSG 등 향미증진제를 첨가한 스낵으로 연구 대상을 나눴다. 각각의 나트륨과 향미증진제 함유량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나트륨 저감 목표’(단기 –18%, 장기 –51%)에 따라 구분했다.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된 연구에서 맛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은 ‘나트륨을 낮추고 MSG를 첨가한 스낵’이었다. 감자칩의 경우 나트륨 함량을 기본 스낵의 절반 이상(51%)으로 줄이고 MSG를 넣은 경우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을 낮춘 뒤 MSG를 첨가하면 건강에도 도움을 주고 맛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보고서에는 ‘나트륨 저감화의 필요성’을 알리고 향미증진제가 안전하다는 점을 알고 난 뒤 MSG에 대한 거부감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스낵에 MSG가 함유됐다는 정보를 표기하고, 소비자에게 나트륨 저감화와 MSG의 안전성에 대한 교육이 병행된다면 스낵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승 단국대 교수도 이날 ‘한국조리식품에서의 발효MSG 나트륨저감화 효과’ 연구 결과 MSG가 맛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소고기무국, 순두부찌개, 야채죽 등 다양한 음식에 MSG를 넣고 분석한 결과 단맛, 짠맛, 고기향미 등 음식 맛의 강도와 음식에 대한 기호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맛과 쓴맛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MSG의 나트륨 저감효과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수차례 나왔다. 식품첨가물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을 덜어내기 위한 조치로 2010년엔 ‘알기쉬운 L-글루타민산나트륨에 관한 Q&A’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소책자에 따르면 MSG를 소금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 전체 나트륨 섭취를 20~40%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번 ‘한국 식품과학회 국제심포지엄’에서는 MSG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MSG 체험부스를 마련했다. 체험부스에서는 MSG의 원료인 사탕수수가 발효되는 과정을 직접 보면서 MSG의 발효공법을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다. MSG를 첨가한 콩나물국을 시식하고 염도를 측정해 MSG가 나트륨 저감에 효과가 있는 것을 직접 확인하는 체험활동도 진행됐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