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 불법으로 설치한 천막을 28일 자진 철거했다. 지난달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농성을 하겠다며 이순신 장군 동상 옆에 천막 2동을 처음 설치한 지 49일 만이다.
우리공화당은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조원진·홍문종 공동대표와 당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자진 철거 입장을 발표했다. 공화당 당원들은 청계천광장 옆 서울파이낸스 빌딩 앞으로 천막을 옮겨 설치했다.
서울시가 지난 25일 행정대집행으로 천막을 철거하자 우리공화당은 26일 새벽까지 천막 규모를 3배 이상 늘려 8동을 재설치했다. 이에 서울시는 27일 종로경찰서에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조원진 대표 등을 고소·고발하고, 이날 오후 6시까지 재설치한 천막을 자진철거하라는 내용의 계고장을 통보했다.
우리공화당은 당초에 자진철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28일 갑자기 입장을 선회했다. 서울시가 제시한 최종 철거 시한을 넘겨 천막을 계속 유지하자 광화문광장에는 양측간 충돌이 예상돼 긴장감이 감돌았다. 우리공화당은 천막 철거 이유를 트럼프 대통령을 질서있게 환영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정부가 광화문광장 일대 경호를 경찰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우리공화당은 천막 자진철거가 아닌 일시적인 천막 이동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 환영행사를 마치고 언제든지 광화문광장으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홍문종 공동대표는 “서울시가 강압적으로 천막을 철거한 데 대해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이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애국 텐트’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조만간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공화당은 서울시를 상대로 천막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인적, 물적 피해에 대해 고소·고발하고 손해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다. 조원진 공동대표는 “우리공화당은 29일 오후 1시 서울역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고 이어 3시반에 서울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트럼프 환영 행사를 할 예정이며 6시반에 만찬에 들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대적인 환영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천막이 철거된 광화문광장에 대해 경찰에 국유재산 보호조치를 요청했다. 이어 우리공화당이 천막을 다시 설치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할 방침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