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문 대통령, 그렇게 모욕당하고도 북한 편 들어”

입력 2019-06-28 10:11 수정 2019-06-28 10:28
자유한국당 황교안(오른쪽부터)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원유철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이 28일 특위 회의에서 정부의 안보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모욕을 당하고도 고집스레 북한 편을 드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에서 현재와 같은 ‘안보 무능’ 상태가 계속되면 대한민국 생존까지 걱정된다고도 했다.

황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국내외 7개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영변 핵시설만 완전 폐기하면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는데, 이는 국제사회 일반 인식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달성된다는 주장은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우리 대통령이 이런 생각을 가지니 국민이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문 대통령이 이렇게 북한 변호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북한은 ‘대화는 북·미 간에 할 테니 참견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대놓고 문 대통령 발언을 부인하고 모욕한 것이자, 우리 국민 자존심까지 처참히 짓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은 지난 27일 담화에서 “조·미 대화의 당사자는 말 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관계의 발생 근원을 봐도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를 언급하며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대화를 또 했다고 한다. 중국이 후견인 역할을 하고 우리가 보증인이 돼 대북제재 완화를 도우려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이 정권이 앞으로 3년 남았다. 남은 3년간 이렇게 계속 간다면 대한민국 생존까지 염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외교·안보는 한마디로 겨울 들녘에 외투 하나 입지 않고 칼바람을 맞는 처량한 신세”라며 “더 큰 문제는 문 대통령이 문제의식이 없고 변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현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든 말든 거짓 대화로 총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심산”이라며 “문 대통령의 습관성 거짓말은 안보 파탄을 가져오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는 이날 ‘문재인 정권 2년, 안보가 안 보인다’란 이름의 안보실정 백서를 발간했다. 특위 원유철 위원장은 “그동안 문 대통령이 북한의 입장을 대변했다면 이제는 미국, 국제사회와 함께 김정은 정권을 설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겪는 안보 위기의 원인은 결국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국방 정책에 있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