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모욕을 당하고도 고집스레 북한 편을 드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에서 현재와 같은 ‘안보 무능’ 상태가 계속되면 대한민국 생존까지 걱정된다고도 했다.
황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국내외 7개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영변 핵시설만 완전 폐기하면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는데, 이는 국제사회 일반 인식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달성된다는 주장은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우리 대통령이 이런 생각을 가지니 국민이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문 대통령이 이렇게 북한 변호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북한은 ‘대화는 북·미 간에 할 테니 참견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대놓고 문 대통령 발언을 부인하고 모욕한 것이자, 우리 국민 자존심까지 처참히 짓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은 지난 27일 담화에서 “조·미 대화의 당사자는 말 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관계의 발생 근원을 봐도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를 언급하며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대화를 또 했다고 한다. 중국이 후견인 역할을 하고 우리가 보증인이 돼 대북제재 완화를 도우려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이 정권이 앞으로 3년 남았다. 남은 3년간 이렇게 계속 간다면 대한민국 생존까지 염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외교·안보는 한마디로 겨울 들녘에 외투 하나 입지 않고 칼바람을 맞는 처량한 신세”라며 “더 큰 문제는 문 대통령이 문제의식이 없고 변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현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든 말든 거짓 대화로 총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심산”이라며 “문 대통령의 습관성 거짓말은 안보 파탄을 가져오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는 이날 ‘문재인 정권 2년, 안보가 안 보인다’란 이름의 안보실정 백서를 발간했다. 특위 원유철 위원장은 “그동안 문 대통령이 북한의 입장을 대변했다면 이제는 미국, 국제사회와 함께 김정은 정권을 설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겪는 안보 위기의 원인은 결국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국방 정책에 있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