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 녹아있는 성차별적인 단어를 개선한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시즌2’이 나왔다. 대다수가 성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27일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시민 의견을 취합해 우선적으로 개선해야할 언어 10건을 선정해 발표했다. 응답자들이 성차별적이라고 지적한 단어는 ‘호칭’(23.8%) 관련 단어가 가장 많았다. 그 뒤를 ▲가족관계(23.0%) ▲직업·직장(20.8%) ▲육아(12.2%) ▲신체(5.6%) 등이 따랐다.
특히 육아 관련 호칭 개선 제안이 많았다. 육아 관련 신조어에 엄마를 뜻하는 ‘맘’(Mom)을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육아는 엄마 몫’라는 성 고정관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이들의 등·하원 버스 정류소인 ‘맘스스테이션’은 ‘어린이승하차장’, ‘맘카페’는 ‘육아카페’, 학교 주변 어린이 안전을 위한 ‘마미캅’은 ‘아이안전지킴이’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여기다 ‘수유실’은 ‘아기쉼터’나 ‘아기휴게실’로 바꿔 남성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했다. ‘분자’는 ‘윗수’, ‘분모’는 ‘아랫수’로 바꾸자는 의견도 있었다. 분수를 꼭 엄마와 아들에 빗대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김여사→운전 미숙자 ▲부녀자→여성 ▲경력단절여성→고용중단여성 ▲낙태→임신중단 ▲버진로드→웨딩로드 ▲스포츠맨십→스포츠정신 ▲효자상품→인기상품으로 바꾸자는 제안도 나왔다. 제안 대다수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지난해부터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생활사전’ 캠페인을 지속하며 생활 속 성차별 언어와 행동에 대한 시민의 인식 수준과 변화 요구가 상당히 높아진 것을 느낀다”며 “누군가가 성차별적이라고 느끼고,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들을 시민과 함께 논의하고 바꿔나가는 과정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쓰던 성차별적 단어와 행동들을 돌아보고 기존 논의를 확장하며, 우리 안의 성평등 의식을 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