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공정 씨앗 뿌린 시간’이라는 이재명 “도지사는 철저하게 행정가여야” 강조 배경은?

입력 2019-06-27 16:28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도지사는 철저하게 행정가여야 한다”면서 “주어진 권한을 잘 써서 실적을 많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민선7기 취임 1주년에 즈음 27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도지사가 행정가냐 정치가냐, 저도 정치비중이 크다고 생각했었는데 1년을 겪으면서 느낀 것은 행정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선거까지는 정치인인지 모르겠지만 (경기도지사)당선되고, 업무 시작 후부터는 철저하게 행정가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어진 권한을 잘 써서 실제로 실적을 내는 것이 할 일이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밝혀 앞으로는 더욱 현장행정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지사는 지난 1년을 소회하며 “인생을 많이 산다.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많은 일을 하면 인생이 길어지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세상일이 꼭 나쁜게 나쁜 것만은 아니고 좋은 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든지 내게 유리한 환경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고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삶의 철학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다분히 지난 1년 동안 경기도지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직권남용·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동시에 받으면서 최선을 다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아직은 1심이 끝난 것이지만 무죄를 이끌어 내 정치적으로 상당히 입지를 회복한 상태다.

이 지사는 기자회견의 상당부분을 ‘공정’에 기반해 그동안 추진한 정책에 할애했다.

그는 “지난 1년은 공정의 씨앗을 뿌린 시간”이라고 자평하며 “공정·평화·복지의 기틀을 닦았지만 최우선 가치는 공정”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공정의 가치아래 실천한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의 활동범위를 고리사채, 부동산 허위매물 등으로의 확대, 맞춤형 체납관리단 도입해 탈세와 체납 적발을 통한 조세정의 구현 등 다양한 정책을 소개했다.

공정이 복지에 녹아든 공정정책으로는 청년기본소득과 미취학 아동을 위한 친환경 건강과일 공급·초등학생 치과 주치의·무상교복 지원·산후조리비 지원사업을 꼽았다.

청년기본소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고른 기회를 제공하고, 앞날을 응원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공정정책으로는 관급공사의 건설원가 공개, 공공분양 아파트 후분양제, 장기공공임대주택 20만 가구 추진 등의 성과를 설명했다.


이 지사는 “부동산 불로소득은 경제를 망가뜨리는 큰 병폐”라며 “부동산 공화국이란 오명을 씻기 위해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도입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경기북부 지역에 대한 균형발전 정책의 예로 취임 후 첫 추경예산에 경기북부 도로망 확충을 위한 1266억원 편성과 도봉산~포천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선정, 연천군보건의료원 예산 2배 확대, 동두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직접 운영 결정 등을 예로 들며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공정의 원칙에 입각해 지역균형발전 기틀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수술실 CCTV설치와 기본소득 논의 확대 등도 언급하며 “불과 1년 사이, 경기도의 날갯짓이 대한민국에서 공정세상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공정세상에 대한 경기도의 열망이 대한민국을 바꾸고 있다”고까지 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반도체클러스터 용인 유치, 세계최대 시흥 인공서핑 웨이브파크 조성,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 정상화, 경기고양 방송영상밸리 2020년 착공 소식 등을 말하며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반도체, 바이오, AI(인공지능)·데이터 융합 분야의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5대 테크노밸리를 고도화해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민들의 기본권을 교통·주거·환경·건강·문화·노동·먹거리로 확장시켜 삶의 변화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게 하겠다”며 가시적 성과로 공정의 효과를 증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지사는 일자리 확대와 관련 “노동 시간 단축, 시간당 노임 또는 대가의 상향조정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검토 중인 주 40시간 근무를 통한 일자리 나눔의 자신의 구상을 소개했다.

그는 “경기도의 산하공공기관 총 고용 규모를 봐서는 10% 더 뽑아야 일자리 창출 효과에 미미하다. 우리가 선도해야할 책무가 있기 때문에 일부 산하기관과 협의 해 주 40시간으로 노동을 단축시키고 단축시킨 만큼 인력을 추가 채용해볼까 생각 중”이라며 “시범적으로 해보고 효율이 생겨나면 다른 공공기관으로 확대하고 모범이 되면 대한민국 전체에도 확산될 수 있겠다”고 아주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는 “일자리의 나눔, 노동시간의 단축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또 다시 자신의 변함 없는 철학인 “기본소득으로 기술혁명시대의 대량실업 문제를 미리 선제대응 해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경기도가 기본소득논의를 정부기구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대규모로 지속적으로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면서 “어제 재미있는 것을 봤다. 구글에 베이직인컴(basic income)이라고 입력하면 자동완성 단어에 베이직인컴 코리아(basic income korea)가 뜬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 지사의 발표는 10분도 안 됐고 장장 100분이 넘는 시간에 걸쳐 대본 없는 즉문즉답이 이 지사와 기자들간 펼쳐졌다.

경기도청 내 모든 직원들이 함께 할수 있도록 청내 생중계는 물론 나아가 도민들과 소통을 위해서도 경기도청 홈페이지 등에 생중계로 중계됐다.

이는 “이 지사가 박학다식한 행정가라는 평가와 함께 경기도정을 믿고 맡길만 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는 긍정효과를 이끌어 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