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내리기 성희롱 피해자’ 황대헌 “아직도 충격…외부접촉 삼가”

입력 2019-06-27 15:44 수정 2019-06-27 17:15

쇼트트랙 대표팀 동성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인 황대헌(20)이 사건 이후 처음으로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황대헌은 27일 매니지먼트사인 브라보앤뉴를 통해 낸 공식 입장문을 통해 “현재 소속팀으로 돌아와 저 자신을 추스르며 다시 훈련에 임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외부와의 접촉을 삼가고 있다”고 밝혔다.

황대헌은 “아직 심리적으로 많은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입장을 말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해 양해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황대헌은 “하루빨리 충격에서 벗어나 국가대표 본연의 임무인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곧 개최될 대한빙상연맹 관리위원회 심의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빙상연맹 관리위원회와 대한체육회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쇼트트랙 대표팀의 암벽 등반 훈련 도중 임효준(23)이 후배 황대헌의 바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황대헌은 선수촌에 성희롱으로 신고했고, 장권옥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장 감독은 사건 당일 연맹에 보고했고, 황대헌은 지난 19일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성희롱 신고 문서를 접수했다.

대한체육회와 진천선수촌은 지난 24일 오후 쇼트트랙 대표팀 전체의 기강 해이를 이유로 전원을 한 달 동안 퇴촌시키기로 결정했다. 남자 8명, 여자 8명 등 대표팀 선수 16명과 코치진은 25일 오전 퇴촌했다.

임효준의 매니지먼트사인 브리온 컴퍼니는 지난 25일 “임효준의 친근함에서 비롯된 장난이었다”며 “황대헌 선수를 끌어내리려 장난을 하던 중 바지가 내려가 엉덩이 절반이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또 “오랜 시간 함께한 황대헌 선수에 마음의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기를 원한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