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모처에서 북한을 향해 모종의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2019 한반도평화 심포지엄’ 축사에서 “이번 일요일(30일)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여덟 번째 회담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북한과 미국 정상은 친서를 교환하며 상대에 대한 신뢰를 표시하고 있다”며 “두 나라는 올해 2월 2차 정상회담 이후의 교착을 타개할 출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1948년 한반도에 두 개의 정부가 수립된 이후 남북한은 3년 1개월의 전쟁을 치렀고, 그 전후로 냉전을 이어왔다”며 “그런 가운데서도 남북한은 평화의 모색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강고한 냉전질서를 이기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정부는 한반도평화 정착과 상생·공영을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며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을 세 차례 열었고,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의 이행은 제한적이다. 특히 철도와 도로를 비롯한 경제협력 사업은 기초조사나 착공식 등의 단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며 “관건은 북한 비핵화의 더딘 진전과 그에 따른 유엔의 대북제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것(대북제재)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의미 있게 진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은 담화에서 “최근 미국이 말로는 조·미(북·미) 대화를 운운하면서도 실제적으로는 우리를 반대하는 적대행위들을 그 어느 때보다 가증스럽게 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국장은 “조·미 대화의 당사자는 말 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관계의 발생 근원으로 봐도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며 한국 정부를 향해서도 비판 화살을 날렸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