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29일 열리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9∼30일 한국을 찾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DMZ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 방문 기간 중)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다른 많은 사람을 만날 것”이라면서 “그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G20 회의를 마치고 한국을 방문해 하루 정도 머문다”면서 “나는 많은 다른 나라들과 계획된 많은 회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계획이 알려지면서 북·미 정상이 DMZ에서 ‘깜짝 회동’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의제에 대한 조율 없이 북·미 정상이 DMZ에서 만날 경우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또다시 ‘빈 손’ 회동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경호 문제도 DMZ 회동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DMZ 회동은 불발로 확정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방식으로 김 위원장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말한 대목은 의미가 적지 않다. 북·미 간 물밑조율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북·미의 물밑협상이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끊어졌던 북·미 협상의 공식적인 재개만 이끌어내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당국자들이 북한 당국자들과 대화를 계속해 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의 회동 여부와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서 내놓을 메시지가 북·미 비핵화 협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한 정치 스타일을 감안할 때 DMZ 북·미 회동이 물 건너간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