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스마트 고로로 안전·생산성·품질 개선

입력 2019-06-26 17:34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 운전실. 이곳에서는 연원료 품질 측정, 코크스 물류 분석, 고로 중부 상태 측정, 출선 상태 측정을 한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고로’의 성능을 높여 조업 안전성은 물론 생산성과 품질을 모두 개선했다.

포항제철소 2고로는 노황(고로 내부 컨디션)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일명 ‘스마트 고로’다.

스마트 고로는 실시간 측정된 데이터로 수많은 케이스들을 학습한 뒤 연원료의 성분과 노황을 스스로 체크해서 조업 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조업 조건을 자동제어해 품질 편차가 적은 쇳물을 뽑아내는 고로다.

2고로는 스마트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된 용광로로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통해 일일 용선 생산량을 기존보다 240t 증대시켰다.

이는 승용차를 연간 6만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뿐만 아니라 용선(쇳물) 1t 생산에 필요한 연료량도 줄어 비용은 줄이고 생산과 품질을 높여 일석 삼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포항 2고로의 연평균 생산량은 기존보다 5% 개선됐고 연료비는 1% 절감효과를 이뤘다.
스마트 고로 내부 모습. 상부에서는 통기성을 예측하고, 중부에서는 연소성을 예측, 하부에서는 용선온도를 예측한다. 용광로 내부에 노체 부착물로도 예측을 하며, 용광로 최하단 노심에서는 출선 예측을 한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스마트 고로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스코는 노황을 결정짓는 변수를 5가지로 명확하게 정의하고, 노황 속 수만 종류의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화하는 작업을 했다.

조업 경험에 의존해 비정형적으로 관리해 오던 주요 지표들을 실시간 측정해 데이터화해 고로가 딥러닝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진 셈이다.

이후 2017년부터는 노황 예측 및 노황 자동제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 작업에 들어갔다.

스마타이제이션은 자동화를 뛰어넘어 예측하고 변수를 제어해서 최적의 결과값을 산출하는 것으로 각 데이터에 맞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분석·예측·제어를 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노황이 좋은지 나쁜지, 혹은 문제가 생길 것 같은지 파악한다.

그동안에는 작업자가 고로 하부에서 2시간마다 노열(爐熱)을 수동으로 측정해야 했지만, 이제는 고로 하부에 설치된 센서가 쇳물 온도를 실시간 측정하고 1시간 뒤의 노내 열 수준을 예측해 용선 온도를 자동제어한다.

또한 풍구에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한 수천 장의 이미지를 활용해 정합성이 높은 알고리즘이 노내 상태를 평가하고, 철광석과 코크스 장입을 자동제어한다.

노체 온도계들을 통해 수집한 온도 이미지를 분석해 부착물 형상을 그리고, 이를 통해 장입 모드를 자동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손기완 포항제철소 스마트고로 태스크포스팀장은 “스마트 고로에서 매일 생성되는 영상 이미지 용량은 수백 기가바이트에 이른다”며 “이를 분석해 노황을 자동제어하고 고로가 ‘탈’이 나지 않도록 안정화를 구현한 것 또한 스마트 기술을 통해 얻은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약 3년에 걸쳐 딥러닝을 활용한 고로 부위별 자동제어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현재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통합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앞으로 2고로(내용적 2550㎥)보다 사이즈가 더 큰 3,4고로(각 5600㎥)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