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케어’ 2억원 기부금 행방 의혹에 “확인절차 없었다” 반발

입력 2019-06-26 15:10 수정 2019-06-26 15:10

PD수첩이 제기한 동물권단체 ‘케어’의 2억원 기부금 행방 의혹에 케어가 반박자료를 냈다. 케어는 방송이 확인 절차를 무시했고, 대표는 회계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PD수첩은 지난 25일 예고편에서 안락사 의혹이 불거진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기부금 2억원가량을 본인의 통장으로 입금했다는 의혹을 제시했다.

2002년 출범한 케어는 정기 후원 회원 5000여명인 국내 3대 동물권 단체다. 케어 측이 공개한 지난 한 해 후원금만 20억원에 달한다. 박 대표는 동물 안락사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케어는 2008년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보호소를 옮겼고, 그때마다 모금 활동을 벌였다. PD수첩 측은 “케어가 모금을 시작한 2008년 3월부터 2012년 1월까지 1억9000여만원의 모금액이 모였다”면서 “2008~2012년 회계자료 분석 결과 단체 계좌에서 박 대표 명의의 통장으로 돈이 입금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케어가 기부금을 올바른 곳에 쓰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케어는 2016년 9월 현재의 충북 충주보호소 부지를 매입했다. 매입 가격은 1억8000만원이다. 부지 매입에 기부금이 쓰일 수 있었지만 당시 케어는 박 대표 이름으로 1억10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케어에 많은 기부금이 들어오고 있음에도 박 대표가 “기부금이 5000만원밖에 모이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도 문제 삼았다.

PD수첩은 케어 전 직원과 회원들이 제공한 자료 중 2008년부터 5년간의 회계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법인과 개인의 재산은 명확히 분리돼야 하는데 비슷한 시기에 케어 단체 계좌에서 박 대표 명의의 통장으로 돈이 입금된 정황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박 대표의 해명을 듣고자 했으나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케어' 페이스북 페이지

하지만 케어 측은 오히려 PD수첩이 확인 절차를 생략했으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케어는 25일 반박자료를 내고 “대표자는 케어의 모든 통장과 회계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고 하고자 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케어 측은 “오래전부터 ‘(구)동물사랑실천협회’ 통장들을 대표자 명의로 만들어 활용했다”며 박 대표 명의로 된 통장 사본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PD수첩에서는 2012년 4월에 이체된 4500만원을 의혹으로 다루고 있으나 4500만원은 사무실 임차보증금 중 잔금”이라고 주장했다.

케어는 “케어 법인이 만들어지고 단체 명의로 통장을 개설하게 된 시점부터, 과거에 사용하던 통장들이 자연 소멸하도록 조치했다”며 “자동이체하던 후원자들의 후원 시기가 끝날 때까지 과거 통장 계좌는 그 후부터는 공지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통장에 입금된 금액들은 비정기적으로 협회 통장으로 이체해 운용해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케어의 설명에도 케어 공식 SNS에는 “사람들의 신뢰를 잃은 케어의 입장을 밝히려면 적극적으로 구체적인 반박 자료를 공개해달라”는 댓글이 게재되며 논란은 이어졌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