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 대해 “지도자급으로 격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 및 군사 분야 공조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정원으로부터 시 주석의 지난 20~21일 방북 관련 업무 보고를 받은 뒤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 제1부부장은 사진을 보면 (북한 권력 서열 2위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같은 반열에 있다. 역할 조정이 있어서 무게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현송월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관련해서는 “과거 김 제1부부장이 하던 현장 행사 담당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시 주석의 방북 당시 환영행사에 등장한 것은 맞지만 정상회담에서 빠졌다. 위상이 떨어진 것”이라고 국정원은 말했다.
국정원은 이와 함께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지난 20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홍콩 시위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방북 결정이 된 것 같다”며 “과거에는 공식 우호친선 방문으로 규정 됐지만, 이번에는 최초로 ‘국빈 방문’이라는 형식을 갖췄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의전과 환대가 대단했다.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심야에 숙소까지 동행할 정도였다. 시 주석 부부가 27시간 시진핑 체류하는 동안에 60% 이상의 모든 일정에 동행을 했다”고 전했다.
북·중 정상회담 내용과 관련해서는 “경협 관련 방안과 함께 군사 분야 공조 방안도 논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경제 관련 인사와 군 관련 인사가 배석했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틀 안에서 민생 지원에 초점을 두고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어 “(중국 측이) 대북관광 요건을 완화해주고, 예술 등 문화교류를 장려하는 등 우회 지원 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식량·비료 지원 등을 협의했을 것으로 본다”며 “고위급 군사 교류 재개를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당장 무기 거래 등을 확대한다는 뜻이라기보다 행사 참관 등의 낮은 교류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