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경제에 선험적 정답은 없다”며 일관성과 유연성을 경제정책 2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이 드러나는 가운데 속도조절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취임 첫 지시로 기업 등 이해당사자들과의 회동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25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성장이 뒤로 밀리고 공정경제가 너무 거칠게 나가는 거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는 지난 2년 (공정경제위원장으로서) 제 업무 방식을 돌이켜보면 풀릴 오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정책은 시장에 얼마나 예측가능성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좌우된다”며 “이를 위해 일관성을 가지되 경제환경에 따라 정책 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게 핵심적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어떤 문제에 선험적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경제학자의 태도가 아니다”라며 청와대 1기 경제팀의 이른바 ‘당위 경제’가 아닌 현실 경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일관성과 동시에 끊임없는 정책 보완·조정을 하는게 경제의 핵심요소라는 걸 잊은 적이 없다”며 “정책실장의 중요 덕목도 이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3대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세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며 선순환 해야 의도한 성과 나올 거라 확신한다. 공정경제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공정경제가 혁신성장의 기초가 된다는 생각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정위원장으로 근무하며 이룬 재벌개혁의 성과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면 후임 공정위원장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민주노총과의 갈등에 대해서도 “상대방이 있는 문제여서 지금 말하는 것은 정말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