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강사, 앞니 벌어져” 수능 1타 박광일, 비방 댓글 사과

입력 2019-06-25 10:12 수정 2019-06-25 10:44
박광일씨 페이스북

수능 국어 1타 강사 박광일씨가 댓글 조작 논란에 대해 결국 사과했다.

박씨는 25일 대성마이맥 강사 홈페이지를 통해 “수험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제가 큰 죄를 졌다”며 “모든 것이 오롯이 저의 책임이며 그에 따른 벌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이어 “강단에서 물러서는 것만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학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 수능까지 강의를 마무리하겠다.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강의에만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대성마이맥과 동료 강사들은 이번 일과 단 하나의 관련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 드리고 싶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대성마이맥의 조치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동료 강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대성마이맥 박광일 강사 홈페이지 캡처

박씨의 댓글 조작 논란은 지난 22일 ‘삽자루’로 유명한 수학 강사 우형철씨가 제보를 받고 이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제보는 박씨가 IP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필리핀에 소규모 회사를 운영하면서 300개 이상의 아이디를 만들어 경쟁자에 대한 비난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했다는 내용이었다. 제보에 따르면 박씨는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동욱, 조정식, 김승리, 전형태 등 동료 강사들을 비방하고 본인 강의를 추천하는 댓글을 썼다.

박씨 회사 직원들은 게시물·댓글 등을 통해 특정 강사 실명을 언급하며 “XX 빨리는 게 이상하긴 함. 대치동 현강생 빼고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냐고” “스펨에 감동받는 개돼지들이 그만큼 많다는 거” “앞니 벌어진 거 신경 쓰이노” “수강생들 XXX 살살 긁는 문자 보내고 불특정으로 문자 몇 개 답장 보내니까 참슨상(선생)이 돼버리노”라며 외모·인지도 등을 비방했다

삽자루(우형철) 유튜브 영상 캡처

삽자루(우형철) 유튜브 영상 캡처

대성마이맥 측은 “댓글 작업으로 혼란을 야기하고 동료 선생님들에게 피해를 끼친 박광일 선생님에 대해 대성마이맥은 형사고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수험생들의 학습에 지장이 없도록 박광일 선생님의 강의는 예정대로 제공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씨가 수능 국어계의 1타 강사였던 만큼 학생들의 실망도 크다. 학생들 가운데는 힘든 수험생 시절을 함께 보낸 강사들에게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한 학생은 수능 관련 커뮤니티에 “1타 강사라는 이미지도 전부 댓글 작업으로 쌓아올린 것 아니냐”며 “수강생으로서 정말 허망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이렇게 노련하고 잘 가르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렇게나 기출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고 감탄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자신이 박씨의 오랜 제자라고 밝힌 한 학생은 “학생도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강의를 듣다보니 같이 울고 웃으며 감정을 나누게 됐다. 내가 나중에 될 어른의 모습은 선생님이라는 생각을 늘상 했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봐오고 느껴온 것과 너무 다른 모습이라 괴롭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박씨의 강의를 듣고 성적이 많이 올랐다는 한 학생은 “그런 거(댓글 조작) 안 해도 네임밸류 있는 사람이고 충분히 잘 나갈 텐데 왜 그러셨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백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