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저그’ 박령우가 생애 처음으로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GSL)’ 왕좌에 올랐다.
박령우는 22일 서울 대치동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 마운틴듀 GSL 시즌2 코드S’ 대회 결승전에서 조성호(프로토스)를 세트스코어 4대 2로 꺾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박령우는 이번 우승으로 우승 상금 3000만원을 얻었다.
GSL이 스타크래프트2의 세 번째 시리즈인 ‘공허의 유산’으로 진행된 이후 처음으로 저그가 정상에 올랐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박령우를 제외한 준결승 진출자 3인이 프로토스였을 만큼 프로토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박령우가 내로라하는 프로토스 강자를 내리 꺾으면서 저그 전성시대를 여는 데 성공했다.
박령우가 1세트(썬더버드)에서 이날 기선을 제압했다. 박령우는 불사조, 차원 분광기 등을 이용한 상대 견제 공격에 유연하게 대처했다. 점차 게임의 흐름이 박령우 쪽으로 넘어갔다. 뮤탈리스크 견제 이후 충분한 수의 지상군을 모집한 박령우가 중원으로 진출했다. 조성호의 수비벽이 무너지고 GG가 나왔다.
조성호도 2세트(터보 크루즈 '84)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박령우의 빠른 저글링 러시에 타격을 입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이어지는 바퀴-궤멸충 러시를 성공적으로 방어해내면서 승기를 잡았다. 예언자로 박령우를 괴롭힌 조성호가 지상군 러시로 GG를 받아냈다.
3세트(킹스코브)에서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한 건 박령우였다. 침착한 대처로 조성호의 빠른 광자포 러시를 막아낸 게 주효했다. 박령우는 초반 앞마당 멀티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저글링과 맹독충을 모았다. 박령우는 단 한 번의 지상군 러시로 조성호의 넥서스에 도달, 게임을 매조졌다.
조성호도 만만치 않았다. 4세트(코발트)에서 저력을 발휘해 다시 세트스코어를 동점으로 되돌렸다. 조성호는 초반 박령우의 땅굴 공격에 휘청거렸다. 그러나 집정관을 대동한 한방 러시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박령우는 조성호의 집정관을 제거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대로 게임이 마무리됐다.
박령우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5세트(뉴 리퍼그넌시)에서 땅꿀 공격으로 다시 치고 나갔다. 박령우는 경기 초반 조성호의 암흑 기사 공격에 작은 타격을 입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모든 자원을 쥐어짠 박령우는 궤멸충 부대를 이끌고 진군했다. 긴 호흡의 전투 끝에 조성호가 마우스를 내려놨다.
기세를 탄 박령우는 6세트(사이버 포레스트)에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 빠른 땅굴망 러시가 조성호의 혼을 빼놓았다. 저글링 러시로 조성호의 본진에 큰 타격을 입힌 박령우는 이내 이날의 네 번째 GG를 받아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