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향후 민생 중심의 남북 교류를 지향해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견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종화 평화통일연대(평통연대) 이사장은 지난 18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남북 관계가 냉각되며 다시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제는 한국교회가 이념을 넘어 민생 중심의 남북 교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린 ‘평통연대-유코리아뉴스 통합 기념 특별포럼 및 비전선포식’에서 ‘남북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크리스천의 실천’을 주제로 발언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한반도 둘러싼 역학관계에서 운신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걸 모색하는 일이 매우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실질적 접근 없이는 남북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본다”며 “한국교회가 민생 중심의 남북 교류를 지향할 때 북측의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이사장이 제안한 ‘민생 중심의 남북 교류’의 정의는 남한이 주고자 하는 것이 아닌, 북한이 요청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다. 구체적 예로 의료 지원을 들었다. 그는 “북한 보건성이 여의도순복음교회에 260개 군에 인민병원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연대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원하는 분야, 민생 협력으로 구체적으로 지원할 때 복음도 전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민을 통한 대북 지원 방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탈북민 3만2000여명이 북한의 가족에게 보내는 송금액 규모가 작지 않다고 들었다”며 “이는 서독이 자금을 지원해 동독의 변화를 일으켰던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지원하는 만큼 받는 사람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서독 교회가 창구를 맡아 동독의 정치범을 돈으로 사온 서독 정부의 ‘프라이카우프’ 사업을 예로 들며 “선(善)을 베풀면 변화가 생기게 돼 있다. (자금을 지원해) 소리 없는 변화를 만드는 일 또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교회 통일선교 협력을 모색한다’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는 한국교회총연합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주요 교단 및 교회, 연합단체 관계자들이 각 단체 통일선교 정책을 소개했다. 박 이사장이 참석한 좌담회에서는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지형은(성락성결교회) 최이우(종교감리교회) 목사가 패널로 나서 한국교회의 평화·통일 실천 방안을 제안했다. 또 평통연대와 유코리아뉴스 통합을 기념해 ‘비전선언문’이 발표됐다. 유코리아뉴스 편집인 윤은주 평통연대 사무총장은 “‘한국교회 통일전문매체’로 유코리아뉴스가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팟캐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