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미투’ 최영미, 시집 제목 ‘다시 오지 않는 것들’로 바꾼 이유

입력 2019-06-21 14:34

문단 기득권층의 성폭력 실상을 고발한 최영미(58) 작가가 6년 만에 시집을 냈다.

이미출판사는 최 작가의 새 시집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을 출간한다고 21일 밝혔다. 원래 시집 제목을 ‘헛되이 벽을 때린 손바닥’으로 하려고 했지만 번복됐다.

최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드디어 시집이 나왔습니다. 근데 아직 전 구경 못했어요. 오전에 인쇄소에서 전화 받았는데, 오후에 항소심 조정일이라 부재중이니 택배도 내일 오라고 하고. 제가 지금 할 말이 많은데, 다 할 수 없어 답답합니다. 이렇게까지 고생해서 낸 책은 처음, 그 이유는 나중에”라고 적었다.

이어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제목을 ‘헛되이 벽을 때린 손바닥’으로 하려다, 그럼 최영미의 모든 노력이 ‘헛되어’ 질지 모른다고, 추천사 써주신 문정희 선생님이 말려서 결국 무난하게 <다시 오지 않는 것들>로 결정. 표지도 더 강렬한 것 포기하고 무난하게 휘슬러 그림으로. 이번 시집의 컨셉은 무난하게 입니다. 소송 중이라 재판에 영향 줄까봐 조심조심”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출판사)는 신생 출판사라 영업 잘 못해요. 책은 현재 알라딘에서만 주문 가능. 다른 서점에 깔리려면 다음 주에나, 지방은 더 걸릴 듯. 피곤해 이만 줄입니다”라고 썼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특히 2부 ‘지리멸렬한 고통’에는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고발한 ‘괴물’도 실렸다.

최 작가는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23일 오후 1시부터 시집 출간을 기념한 저자 사인회를 연다. 25일 마포구 서교동 한 찻집에서 기자 간담회도 갖는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