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 팔석담에는 동전 교환기가 설치돼있다. 이곳에서 ‘행운의 동전’을 던지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세계 유명 관광지에서도 볼 수 있는 ‘행운의 동전 명소’인 이곳에 던지는 동전들은 어디로 가게 될까.
서울시는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시설들의 행운의 동전을 모아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특히 이곳 팔석담에서 모인 동전들은 서울시설공단이 매일 수거를 해 보관한다. 한화로 된 동전들의 경우 ‘서울 시민’의 이름으로 서울장학재단에 기부되고 외국인들이 던지는 외화 동전들은 유니세프에 기증된다.
서울장학재단은 올해 ‘청계천 꿈디딤 장학금’의 신규 장학생 20명을 선발해 지난 19일 장학증서를 전달했다고 21일 밝혔다. 시민들의 마음을 담아 모인 동전들은 고등학생의 꿈을 지원하는 장학금이 되는 셈이다. 선발된 서울 소재 저소득 가정 우수 특성화고 2학년 학생 20명은 2년 동안 연간 100만원씩 장학금을 받게 된다.
서울장학재단이 ‘행운의 동전’으로 장학금을 전달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다. 초기에는 연간 모이는 동전 규모가 5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매년 감소하다가 지난해에는 3000만원으로 줄었다. 서울장학재단 관계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었고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행운의 동전 규모도 매년 줄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장학재단은 동전 특성상 일정 규모 이상 모여야 장학금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금액이 되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행운의 동전’을 활용한 장학금은 검토 중이다.
서울장학재단 유광상 이사장은 “서울 시민의 소망과 염원이 담긴 청계천 행운의 동전이 서울 우수 인재를 위한 장학금으로 쓰이게 돼 기쁘다”며 “장학생으로 선정된 학생 모두가 장학금을 통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