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초강수, 2022 월드컵 개최국 변경 논의

입력 2019-06-20 17:27 수정 2019-06-20 17:37
미셸 플라티니 전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게티이미지

2022 카타르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내부에서 개최지 변경이라는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전 회장이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으면서다. 플라티니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UEFA 회장으로 재임하며 FIFA 부회장직을 겸임했다. 재임 시절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파리 근교에 있는 프랑스 경찰 부패범죄수사대에 구금돼 조사를 받다 지난 19일 풀려났다.

의혹이 계속되자 FIFA가 개최지 변경을 놓고 비밀 회담을 가졌다고 스페인·프랑스 복수의 매체들은 20일 보도했다. 월드컵 사상 개최국이 변경된 사례는 1986년 대회를 유치하고 재정 문제로 개최권을 반납한 콜롬비아가 유일하다. 당시 개최지는 맥시코로 변경됐다. FIFA가 앞장서 개최권을 박탈한 사례는 없다.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이 카타르에서 변경되면 초유의 일이 된다. 플라티니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혐의가 증명된다면 개최국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제프 블래터 전 FIFA 회장은 플라티니의 비리를 주장했다. “플라티니는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미국에 표를 던지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2010년 FIFA 집행위원회의 투표 직전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고 말했다. 블래터 전 회장은 부패혐의가 인정되며 2016년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8년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축구계에서 불명예 퇴진한 인물이다.

차기 월드컵 개최국이 변경될 가능성은 새로운 도전자의 구미를 자극하고 있다. 중국은 가장 먼저 들썩였다. 중국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이미 2030 월드컵 개최 도전에 나서고 있다. 모든 기반 시설을 갖춘 잉글랜드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19일 논평을 통해 검은 비리가 오갔던 카타르 대신 새로운 곳에서 대회가 열려야 한다고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월드컵 개최지 변경을 환영하는 모양새다. 카타르월드컵은 6~7월이었던 그간의 일정과 다르게 타는 듯한 여름 더위를 피해 겨울에 대회를 진행하도록 기간을 조정했다. 원래대로라면 유럽리그들의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기간인지라 유럽국가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결국 플라티니의 비리 혐의가 입증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설수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