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역 70점 통과, 우린 79.61점 탈락?” 상산고 거센 반발

입력 2019-06-20 15:50 수정 2019-06-20 21:49
상산고 졸업생과 학부모들이 20일 전북도교육청 앞 광장에서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지정 취소 추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이 20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평가를 받은 상산고가 기준점을 넘기지 못했다며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에 들어가기로 하자, 상산고가 크게 반발하고 강력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전북도교육청은 이날 도교육청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산고는 2019년 자사고 평가에서 기준점수(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을 받았다”며 “이에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영민 전북도교육청 학교교육과장이 20일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지정 취소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공개한 점수를 보면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사회적 배려 대상자)’ 지표에서 4점 만점에 1.6점을 받았다. 학생 1인당 교육비 적정성 지표에서는 2점 만점에 0.4점을 받았다. 교비회계 운영의 적절성 지표에서는 2점 만점에 0.8점을 얻었다.

도교육청 하영민 학교교육과장은 “앞으로 김승환 교육감이 지정하는 청문 주재자가 7월 초에 상산고를 상대로 청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이 20일 전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 추진에 대해 강력 투쟁해 나가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상산고는 강력 반발했다.

상산고는 도교육청의 평가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 나서 “평가 결과가 형평성 공정성 적법성에 크게 어긋나 그 부당성을 바로 잡기 위해 투쟁을 강력하게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북교육청이 자사고 평가의 본래 목적은 무시한 채 정해진 결론인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해 편법을 동원했다“며 “다른 지역의 경우 70점만 받아도 그 지위가 유지되는데 전북은 79.61점을 받았는데도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산고 박삼옥 교장은 “앞으로 행정소송과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수단을 강구하는 한편,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미친 피해의 민사책임도 도교육청에 묻겠다”고 말했다.
상산고 총동창회와 학부모들이 20일 항의집회에서 내세운 근조 화환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상산고 학부모들과 졸업생들은 도교육청 앞 광장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상산고를 살려내라” “김승환 교육감은 퇴진하라” “불공정한 자사고 심사 원천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은 “전북교육은 죽었다”라고 쓴 근조 조화를 세우기도 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