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18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 경기에서 선발 투수 브룩스 레일리(31)의 호투와 민병헌(32)의 3점 홈런을 앞세워 11대 3으로 승리했다. 7연패 뒤 3연승이다. 26승 1무 44패로, 승패 마진은 -18로 줄였다. 9위 한화와 2.5게임차가 됐다. 남은 한화와의 2경기에서 승리한다면 간격을 0.5게임차로 줄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19일 한화전 선발 투수로 토종 에이스 김원중(26)이 나선다.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열흘 만의 복귀다.
김원중이 2군으로 내려가기 전 2경기에서 보여준 투구와 태도는 실망 그 자체였다. 지난 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선 3이닝밖에 버티지 못하며 6실점했다. 홈런 1개를 포함해 7안타, 볼넷 3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줬다. 패전 투수가 됐다.
그리고 지난 8일 KT 위즈전에서도 5.1이닝 동안 무려 12안타를 두들겨 맞았다. 볼넷 1개까지 내주며 4실점(2자책점)했다. 특히 동료의 실책에 얼굴빛이 달라졌다. 자신의 좋지 못한 투구마다 감정을 얼굴에 그대로 드러냈다. 아직 성숙되지 못한 26세 청년의 모습 그 자체였다.
김원중은 올해 13경기에 나와 4승6패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은 좋았다. 4월까지 6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5월에는 5경기에 나와 2승 2패 평균자책점 6.26을 기록했다. 그리고 6월 2경기에서 모두 패전 투수가 되며 평균자책점 8.64라는 최악의 피칭을 했다.
지난 13일 삼성과의 2군 경기에서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의 기록이다.
19일 한화전은 구위보다 김원중의 성숙함을 점검해 볼 수 있는 무대다. 한화 상대 성적도 좋기에 점검 기회론 딱 좋다. 지난 4월 5일 6.1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김원중이 올 시즌 기록한 볼넷은 32개다. 리그 공동 7위다. 어느덧 지난해 모드로 회귀한 모양새다. 지난해 77개의 볼넷으로 리그 3위까지 올랐던 그다. 볼넷을 줄여야 하는 최대 과제를 점검해야 하는 그다.
13경기에 나와 69.1이닝 동안 홈런을 9개나 허용했다. 리그 공동 4위다. 이 또한 지난해와 닮았다. 지난해 피홈런 28개로 리그 전체 2위에 오른 바 있다.
김원중은 득점권 위기를 만나면 흔들린다. 실제 득점권에서 홈런 3개와 볼넷 11개를 남발했다. 피안타율이 0.328이나 된다.
투수는 안타를 맞을 수도 홈런을 허용할 수도 있다. 제구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다. 동료가 실책을 할 때도 있다. 그러나 투수는 마운드에서 흔들려선 안 된다. 대투수가 될 수 없다. 김원중이 가져야 할 인성이다.
레일리와 브록 다익손(25), 장시환(32), 서준원(19)까지 선발 로테이션이 모처럼 잘 돌아가고 있다. 타선 또한 민병헌을 필두로 중심 타선인 전준우(32)와 이대호(37), 손아섭(31)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상승세를 탈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됐다.
이제 김원중만 남았다. 화려한 투구보다 성숙된 투구를 보고 싶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