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18일 대전 경기다. 3회초 롯데 공격의 선두 타자는 7번 김동한(31)이었다. 한화 선발 김민우의 2구를 때려 중견수 앞 안타를 뽑아냈다. 신본기(30)의 몸에 맞는 공에 이어 민병헌(32)의 3점 홈런이 터졌다. 김동한의 결승 득점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4회초다. 이대호(37)와 손아섭(31)의 연속 안타에 이어 한동희(20)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가 이어졌다.
무사 만루에선 항상 첫 타자가 중요했다.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득점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김동한은 달랐다. 2루수 옆 안타를 뽑아내며 3루 주자 이대호를 불러들였다. 이어 롯데 공격은 순조롭게 이어지며 대거 6점을 뽑아냈다.
그리고 5회초엔 유격수 실책으로 진루했다. 민병헌의 안타 때 홈을 또 밟았다. 7회초에는 선두 타자로 나와 초구를 과감히 공략해 또다시 안타를 생산했다. 9회초에도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2루타를 뽑아냈다.
김동한은 이날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을 올렸다. 말그대로 펄펄 날았다. 그러면서 올 시즌 성적은 19타수 8안타, 타율 0.421로 껑충 뛰었다. 득점권 타율은 5할을 기록하게 됐다. 출루율도 5할이다.
김동한은 예전처럼 올해도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지난 4월 6일 1군에 합류했다 같은 달 13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지난 6일 다시 콜업됐다. 주로 3루수를 보고 있지만 2루수도 가능하다.
김동한은 동국대를 졸업한 2011년 8라운드 59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입단 첫해 1군 무대를 밟지 못하다가 2012년과 2013년 각각 10경기와 26경기를 뛰었지만 존재감은 미미했다. 시즌 뒤 상무 피닉스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돌아와서도 자리가 없었다.
2016년 7월 롯데 김성배와 맞트레이드됐다. 이때부터 조금씩 김동한의 이름이 팬들의 머리에 각인되기 시작했다. 그해 78경기를 뛰며 타율 0.252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2루타로 이름을 날렸다. 81경기를 뛰며 178타수 42안타, 타율 0.236을 기록했다. 특히 42안타 중 2루타가 19개나 됐고, 홈런도 3개를 때려냈다. 그러나 지난해 전반기에는 신인 한동희(20)에게, 후반기에는 전병우(27)에 가려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김동한은 하루하루가 절박하다. 아직 연봉도 50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팀내 내야수 경쟁도 뚫어야 한다. 아직 선발 자리가 보장되어 있지도 않다. 그러기에 그의 한 타석 한 타석에는 너무나 간절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김동한은 오늘도 신중하게 타석에 들어선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