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참모도 안 믿는 노무현, 사람 너무 믿는 문재인”

입력 2019-06-19 00:15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 비서관을 역임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사람을 100% 믿는 문재인 대통령의 스타일 때문에 시스템의 오류가 일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 전 수석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조 전 수석은 18일 KBS1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사람을 대하는 방식을 비교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전 수석은 “노 전 대통령은 정말 친한 참모도 믿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사람은 늘 실수하고 오류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견제하는 시스템을 믿었다”며 “문 대통령도 시스템주의자이지만 사람을 100% 믿는다는 사실이 노 전 대통령과 큰 차이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 나쁜 짓을 했던 사람도 다 믿는다. 내가 100% 믿어주면 이 사람도 나한테 100% 충성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식당에서 참모진과 청국장으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여민관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조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이 갈등을 싫어하는 타입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은 갈등을 싫어한다. 조화로운 원팀을 좋아하니까 갈등이 드러나지도 않는다”며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으니까 지지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조 전 수석은 사람을 무조건 신뢰하고 갈등을 싫어하는 문 대통령의 스타일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이 서로 100% 신뢰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흰색처럼 보이지만 회색빛인 사람, 흑심을 감추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나. 그래서 문 대통령이 믿은 사람이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며 “아직까지는 갈등이 드러나지 않고 지지도도 높지만 문 대통령이 경각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워낙 성공적인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잘 안 듣는다. 큰 문제 없이 잘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