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자료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로 검찰이 무소속 손혜원 의원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목포 총선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남 목포는 손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 대항할 후보를 지원사격하겠다고 공언한 지역이다.
목포 지역구는 박 의원의 텃밭이다. 박 의원은 소속 정당은 매번 달랐지만 목포에서 3선(비례포함 4선)에 성공했다. 선거 때마다 상대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고 19대 총선에서는 득표율 70%를 넘겼다.
시민들의 견고한 지지를 등에 업은 박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목포 지역구에 다시 한 번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의원은 ‘금귀월래’(금요일에 지역구로 가서 주말을 보낸 뒤 월요일 아침 서울 여의도에 돌아온다는 뜻)라는 신조어를 입에 달고 산다. 그만큼 지역구 관리에 애쓴다는 뜻이다.
박 의원 대항마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목포 토박이’를 내세우고 있는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다. 윤 원내대표는 중학교 때 목포로 이사한 뒤 목포고와 목포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그는 목포에서 오랫동안 시민단체 활동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18대, 19대 총선에서 목포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박 의원에게 내리 패배했다. 하지만 이후 원내대표 활동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쌓았고 정의당 전남도당 위원장으로서 목포를 꾸준히 방문해 지역 기반을 다져왔다. 정의당이 민주평화당보다 정당 지지율이 높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연임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목포 출마를 선언했다.
변수는 손 의원이다. 부동산 불법 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손 의원의 재판 결과에 따라 박 의원의 당선 가능성도 달라질 전망이다.
손 의원은 부동산 불법 투기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1월 자신을 공격했던 박 의원을 향해 “더는 국민이 보고 싶어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인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다면 그리고 역사에 기반을 둔 도시 재생의 뜻을 갖고 있는 후보가 있다면 그분의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며 “박지원 의원을 상대할 정치인들이 눈에 띈다면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손 의원이 윤 원내대표를 지원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 윤 원내대표가 부동산 불법 투기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박 의원과 손 의원을 향해 “목포를 둘러싼 정쟁을 멈춰달라”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특히 윤 원내대표는 손 의원을 향해 “목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늘 고마웠지만, 정치적 공방은 목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3파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손 의원은 이미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명예훼복을 위해 무소속으로 목포 총선에 깜짝 등판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 경우 손혜원·박지원·윤소하 3파전 구도가 이뤄질 수 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