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티, 30년 머문 AS 로마와 결별 “죽는 것과 같은 심정”

입력 2019-06-18 15:30
프란체스코 토티가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단장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프란체스코 토티(43)가 한 세대를 보낸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와 결별하며 “죽는 것과 같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BBC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토티는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AS로마 단장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토티는 “이런 날이 오리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로마 단장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로 은퇴할 때보다 훨씬 더 좋지 않다”며 “로마를 떠나는 것은 죽는 것과 같은 심정이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토티가 이날 단장직에서 물러난 것은 미국인 구단주 제임스 팔로타와의 불화 때문으로 알려졌다. 주요 결정에서 토티가 배제되고 있다는 불만 때문이다. 토티는 단장으로 있는 2년 간 약 10번의 회의에 참가한 게 전부라는 주장도 했다. 토티는 “팔로타는 잘못된 사람들에 둘러싸여 그들의 말만 듣는다”며 “모두가 실수를 하지만 같은 실수를 8년 동안 되풀이했다면 잘못이 무엇인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프란체스코 토티.AP뉴시스

반면 구단은 토티에게 테크니컬 디렉터 역할을 제안했지만 그가 거부했다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구단은 “30년 간 머문 클럽을 떠나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한다”면서도 “구단의 결정과 사실에 대한 토티의 인식이 공상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AS로마는 2018-2019 시즌 세리에A에서 6위를 차지해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프란체스코 토티가 2017년 5월 그의 현역 마지막 경기를 마친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토티는 1989년 AS로마 유소년팀에 입단해 2017년 현역에서 은퇴할 때까지 AS로마에서만 활약했다. 93년 성인팀에 데뷔한 후 785경기에 나와 307골을 넣은 AS로마의 전설이다. 국가대표로도 58경기에 나섰고, 2006 독일월드컵에선 우승컵도 들어올렸다. 2002 한·일월드컵 한국과의 16강전에 선발로 나섰다가 연장 전반 퇴장당해 한국에도 친숙한 인물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