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땅 대신 한국당?’… 생방송 자막 오기 해프닝

입력 2019-06-18 11:23
한 트위터 이용자가 18일 정정용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의 발언을 잘못 옮긴 MBN 자막을 소개해 많은 팔로어의 추천을 얻었다. 이 화면은 정치 패러디물로 재배포되고 있다. 트위터

종합편성채널 MBN 뉴스 자막에서 공교로운 오자 해프닝이 벌어졌다.

20세 이하(U-20)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오전 7시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왔다. 폴란드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남자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금의환향한 대표팀은 입국장 문이 열리자마자 언론과 축구팬들에게 둘러싸였다. 국내 반응을 처음으로 접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정정용 감독은 곧 기자와 카메라 앞에 섰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한국 땅을 밟아보니 이제 실감이 나는데, 대한민국 국민이 20세(이하 축구대표팀)를 이렇게 사랑해 주고 응원해 준 것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MBN은 현장을 생중계하면서 정 감독의 발언을 자막으로 요약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밟으니 준우승 실감’이라고 적어 송출했다. ‘한국 땅’을 ‘한국당’으로 잘못 적은 것이다. 대구 출신인 정 감독은 된소리를 순하게 발음하는 영남식 억양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국 땅’을 ‘한국당’으로 들리게 만들 정도는 아니었다.

오기는 단순 실수로 추정된다. 하지만 시청자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오자가 난 방송화면은 18일 “북 대통령을 만회하려다 자책골”이라는 식의 농담과 함께 SNS를 통해 유포되고 있다. MBN은 지난 4월 뉴스에서 ‘문 대통령’을 ‘북 대통령’으로 잘못 적어 논란을 빚었다. 한국 U-20 대표팀을 향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 빚어진 해프닝이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